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 충분할까…'엄지 중독'의 질문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November 01일, AM 06:02

'엄지 중독' 표지 (나무의마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30/뉴스1

'엄지 중독'은 스마트폰을 무조건 금지하기보다 아이가 디지털 콘텐츠를 스스로 판단하도록 돕는 방법을 제시한다. 미디어·성교육 전문가 이시훈은 추천 알고리즘과 숏폼, 온라인 범죄의 위험을 이해하는 일이 새로운 미디어 교육의 출발점이라고 본다.

아이들이 어떤 영상을 보느냐는 질문에 화면에 뜨는 것을 본다고 답하는 상황을 저자는 주목한다. 자동 재생과 무한 스크롤이 이어지면 이용자가 직접 고르지 않아도 다음 콘텐츠가 나타난다. 아이가 실제로 선택한 것과 화면이 선택하도록 유도한 것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숏폼과 SNS 이용에서는 사용 시간이 늘어나는 이유를 구조적으로 살핀다. 짧은 영상의 연속 재생과 친구의 게시물을 놓칠까 두려워하는 'FOMO'가 작동하는 방식을 다룬다. 부모가 강제로 시간을 제한하는 방식보다 아이가 자신에게 필요한 기준을 만들고 조절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게임을 둘러싼 문제도 별도의 부분으로 다룬다. 확률형 보상은 다음 시도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만들고, 이런 기대가 반복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책은 도박성 게임과 온라인 결제를 구별해 살피며 가정에서 이용 규칙을 협의할 수 있는 점검표를 제공한다.

온라인 성 관련 정보에 접근하는 경로 역시 바뀌었다. 아이들이 부적절한 콘텐츠를 접하는 일뿐 아니라 타인의 사진을 동의 없이 공유하거나 온라인에서 경계를 침해하는 행동도 교육의 대상이다. 저자는 딥페이크와 온라인 그루밍, 디지털 성범죄 피해와 가해 문제를 함께 다룬다.

책은 현실의 놀이터에 안전 규칙이 필요하듯 디지털 환경에도 새로운 안전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모의 일방적인 통제와 아이의 반발을 반복하기보다 위험 신호를 파악하고 문제 상황에서 어떻게 도움을 구할지 함께 정하라는 것이다. 콘텐츠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일이 그 출발점으로 제시된다.

이시훈은 남자아이 성교육 분야에서 활동해 왔으며 매년 약 5000명의 아이와 양육자를 만나는 강연·상담 경험을 쌓았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 아이의 성 관련 정보 습득 경로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접하며 미디어 문해력 교육으로 관심을 넓혔다. 책은 실제 강연 사례와 가정에서 쓸 수 있는 안내문을 엮었다.

결국 문제의 중심은 스마트폰을 소유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콘텐츠 선택의 주도권을 갖는지다. 저자는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위험을 걸러낼 판단력, 부모와 대화하며 경계를 정하는 능력을 함께 키워야 한다고 본다. 기기의 사용 여부를 놓고 다투는 일을 아이의 디지털 생활을 함께 설계하는 문제로 전환한다.

△ 엄지 중독/ 이시훈 지음/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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