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객만 늘리다 기존 고객을 잃는다…브랜드 성장의 역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November 02일, AM 06:13

'성장 딜레마' 정보그림 (푸른숲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2/뉴스1

'성장 딜레마'는 신규 고객을 늘리는 과정에서 오래된 고객을 잃을 수 있는 브랜드의 역설을 분석한다. 애니 윌슨과 라이언 해밀턴은 고객 집단 사이의 관계를 성장 전략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스케이트보드 문화에서 출발한 슈프림은 패션 시장으로 넓혀가며 기존 고객의 신뢰가 흔들리는 문제를 겪었다. 티파니 역시 젊은 소비자가 몰리자 전통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달라질 가능성을 걱정했다.

두 저자는 고객을 나이와 성별만으로 나누는 접근에서 벗어난다. 제품의 기능을 원하는 사람과 자기 정체성을 표현하려는 사람의 기대가 같은 브랜드 안에서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고객 세그먼트의 관계 유형과 갈등 형태를 구분하고 사례별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목표는 모든 소비자를 한꺼번에 만족시키기보다 브랜드가 어떤 관계를 만들지 판단하는 데 있다.

◇ 같은 브랜드를 선택해도 다른 것을 원하는 고객
고객층이 커지면 브랜드를 이용하는 목적도 다양해진다. 제품을 쓰는 편익과 공동체에 속한다는 느낌, 브랜드가 상징하는 지위를 중요하게 여기는 집단이 공존한다.

레고는 어린이 장난감을 취미로 구매하는 성인 고객층을 마주한 사례로 등장한다. 기존 이용자와 새로운 이용자가 서로 다른 가치를 찾을 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선택해야 한다.

연결형 커뮤니티에서는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경험의 가치가 커지기도 한다. 게임 플랫폼 포트나이트는 서로 다른 이용자들이 같은 공간을 이용하는 사례로 제시된다.

리더-팔로워 관계에서는 선도 집단의 선택이 다른 집단의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 반면 비양립성 관계에서는 어느 집단의 사용 방식이나 이미지가 다른 집단의 만족을 떨어뜨린다.

'성장 딜레마' 표지 (푸른숲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2/뉴스1

◇ 슈프림·티파니·포르쉐가 겪은 충돌
슈프림 사례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사람의 이미지가 달라지면서 생기는 정체성 갈등이다. 유행 상품처럼 소비하는 이들이 늘자 스케이트보더가 느꼈던 상징성이 약해졌다.

티파니는 실버 주얼리를 찾는 10대 고객의 증가를 경계했다. 새 고객의 인기가 기존 고객이 기대하던 고급 브랜드의 의미와 충돌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포르쉐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 카이엔을 내놓았을 때도 전통적 스포츠카 팬들의 반발이 있었다. 브랜드는 성능과 장인정신을 강조하며 새 차종과 기존 정체성의 연결을 설득했다.

책은 갈등의 양상을 기능적 충돌, 브랜드 이미지 충돌, 사용자 정체성 충돌, 이념적 충돌로 나눈다. 서로 다른 요구가 맞부딪히는 위치를 파악해야 대응 방식도 정할 수 있다.

◇ 고객 관계를 설계하는 세그먼트 전략
두 저자가 제시한 '세그먼트 호환성 매트릭스'는 기존 고객들의 관계를 살피는 도구다. 앞으로 공략할 고객이 브랜드와 다른 이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점검하도록 설계했다.

세그먼트 관계 관리(SRM)는 서로 다른 집단을 분리하거나 연결하는 전략을 포괄한다. 한 집단을 선도 고객으로 세우거나 특정 집단과의 관계를 끝내는 판단까지 포함한다.

버버리는 고객층마다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위 브랜드를 운영하고 일부 제품과 유통을 조정한 사례로 나온다. 한 브랜드를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제공할 필요는 없다는 접근이다.

애니 윌슨은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라이언 해밀턴은 에모리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가르친다. 이들은 브랜드가 누구를 확보할지만이 아니라 고객 사이에 어떤 관계를 남길지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성장 딜레마'/ 애니 윌슨·라이언 해밀턴 지음/ 이상훈 옮김/ 372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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