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바꾸는 돈의 이동…금융 인프라 변화 짚은 '금융의 다음 장'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November 02일, AM 10:10

'금융의 다음 장' 표지 (헤르몬하우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2/뉴스1

'금융의 다음 장'은 블록체인이 돈을 기록하고 주고받는 금융의 기반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살펴본다. 김경호는 기술에 대한 막연한 낙관보다 기존 금융 인프라와 분산원장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 주목하며 금융의 다음 운영 방식에 필요한 조건을 짚는다. 주식은 즉시 거래된 것처럼 보여도 실제 자산 이전과 정산은 뒤에서 더 많은 절차를 거친다.

돈이 옮겨 가는 과정에서는 거래 사실의 기록과 검증, 당사자 사이의 신뢰, 결제와 정산을 수행하는 여러 단계가 함께 움직인다. 저자는 블록체인이 이 가운데 어느 기능을 바꾸고, 기존 제도와 충돌하는 지점은 어디인지 나눠 살핀다. 누가 거래 내용을 기록하고 확인하는지, 서로 다른 기관의 장부가 어긋날 때 어떤 방식으로 맞추는지가 금융 인프라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중앙의 기관이 거래 기록을 관리하고 규정에 따라 처리하지만 분산원장은 참여자가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검증하도록 설계된다. 복식부기와 중앙은행, 전산화와 인터넷, 핀테크의 등장을 차례로 살펴보면서 금융서비스가 바뀔 때마다 기록과 검증의 방법도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미리 정해둔 거래 조건을 자동으로 실행하는 기술로 소개된다.

자산을 발행하고 이전한 기록을 남기는 방식, 누가 그 기록의 진위를 확인하는지, 시스템 오류나 분쟁이 생겼을 때 책임을 지는 주체가 누구인지가 중요해진다.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 혼합형 설계의 차이를 비교하는 장도 마련했다.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토큰화 예금이 서로 어떤 성격의 금융수단인지 검토한다.

실물자산 토큰화 장에서는 국채와 부동산, 사모펀드 등이 사례로 등장한다. 원문에는 1억 원의 부동산을 1만 개의 토큰으로 나누는 가상 사례가 실려 분할된 지분을 표현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다만 권리를 전자적인 기록으로 표시하는 일과 법적으로 유효한 소유권을 확보하는 일은 함께 검토해야 할 문제다.

새로운 금융 인프라가 확산되려면 기술 표준과 기관 간 연결도 중요하다. 책은 블랙록의 토큰화 펀드와 JP모건의 블록체인 서비스, 비자의 스테이블코인 정산, 한국은행의 예금 토큰 실험도 다룬다. 거래를 체인에 기록할 수 있다는 기술적 가능성과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책임은 분리해서 검토한다.

저자는 20년 넘게 금융기관의 감사와 자문을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계와 감사를 중요한 논점으로 끌어들인다. 2025년부터 2030년까지의 전환 로드맵도 별도 장에서 다룬다.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금융 거래의 새로운 참여자가 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업무와 책임의 변화 역시 질문으로 남긴다.

거래 기록의 신뢰와 운영 책임, 기존 제도와의 연결, 이용자 보호가 모두 맞물려야 한다. 금융기관의 장부 관리 역할이 바뀌면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의 업무 구성도 달라질 수 있다. 책은 금융회사가 새로운 네트워크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거래의 최종 책임을 누가 질지 검토한다.

△ 금융의 다음 장/ 김경호 지음/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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