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의 문장들'(파이퍼프레스 제공)
인공지능(AI)이 몇 초 만에 글을 써내는 시대,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힘은 화려한 수식어가 아닌 생각의 뼈대와 구성 방식에 있다는 분석을 담은 책이 나왔다.
15년간 외신 현장을 누빈 저자는 미국의 대표 주간지 '뉴요커'의 심층 기사들을 분석하며 독자를 글 속으로 끌어들이는 다양한 서술 전략을 짚어낸다.
일례로 2021년 4월 게재된 기사 '북한 해킹 부대의 놀라운 부상'(The Incredible Rise of North Korea's Hacking Army)을 통해 거대한 사회적 문제를 통계로 나열하는 대신 구체적인 인물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이를 구조적 문제로 확장하는 기법을 보여준다. 독자가 스스로 생각할 여지를 남겨 글의 여운을 살리는 전개 방식도 강조한다.
이번 신간은 기존 작법서와 달리 문장 기교보다 글의 근간이 되는 '구조'와 '논리'에 집중한다. 어떤 의도로 소재를 선택하고, 어떤 순서로 내용을 전개할 것인지, 글의 뼈대를 스스로 설계하고 판단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구체적인 서술 기법도 소개한다. 거대한 담론이나 추상적인 사실 대신 한 사람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사건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줌인'(Zoom-in) 기법,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 독자가 스스로 질문을 이어가도록 여지를 남기는 전개법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서술 원리는 입시 논술과 비평, 칼럼은 물론 직장인의 보고서와 기획서, 자기소개서, 에세이 등 다양한 글쓰기에 활용할 수 있다. 글의 목적에 따라 무엇을 전면에 내세우고 어떤 순서로 배치할지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좋은 글의 조건은 명확하다. "글은 독자를 설득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끝내 설득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대신 한 가지는 해내야 합니다. 독자가 책장을 덮은 뒤에도 스스로 질문을 이어가게 만드는 것. 좋은 글은 답을 기억하게 만드는 글이 아니라, 질문을 남기는 글입니다."
△ 뉴요커의 문장들/ 강진규 글/ 200쪽
j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