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브 인' 정보그림 (문학동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4/뉴스1
'다이브 인과은 재난과 상실을 겪은 사람들이 낯선 공간에서 이어 가는 삶을 그린다. 유영은의 첫 소설집으로, 상처를 지닌 인물들이 자기 방식으로 이별을 감당하는 단편 9편을 묶었다.
무대는 물에 잠긴 도시, 사라질 위기의 인공 숲, 쓰레기 수거함과 동굴 속 못 등이다. 이곳에서는 누군가를 되찾으려는 사람과 떠난 사람의 흔적을 지키려는 인물이 교차한다.
유영은의 등단작은 202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퍼레이드를 기다리는 시간'이다. 등단 이후 4년 동안 쓴 이야기들을 이번 책에 실었다.
표제작 '다이브 인'을 비롯해 '맥도날드 벙어리', '구조감', '멀티래빗', '구도가 만든 숲' 등이 수록됐다. 소설들은 사라진 사람과 장소를 대하는 서로 다른 태도에 초점을 맞춘다.
◇ 잠긴 도시와 사라지는 숲에 남은 사람들
'맥도날드 벙어리'의 온산은 바닷물에 잠긴 도시다. 한 인물은 망치로 쓰레기 잔해를 부수며 그곳에 동생이 남았을 가능성을 확인하려 한다.
'구도가 만든 숲'에서는 나무들이 잇따라 쓰러진 인공 숲의 철거 문제가 불거진다. 숲을 복원하려는 누군가는 다른 사람의 정원에서 흙을 가져온다.
무너진 공간을 다시 만드는 행동은 단순한 복구 작업에 머물지 않는다. 사라진 사람과 장소를 기억하는 방식이 인물마다 달라 충돌과 이해가 생긴다.
소설 속 장소는 때로 실제 거주지보다 마음을 붙들어 두는 공간에 가깝다. '멀티래빗'의 주황머리 여자는 쓰레기 수거함 안에 몸을 숨긴다.
'다이브 인' 정보그림 (문학동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4/뉴스1
◇ 사물과 상처에 깃든 서로 다른 이별
'출렁다리'에는 비를 맞으며 다리를 바라보는 장면이 등장한다. 준호는 젖어 드는 불편함마저 견딜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구조감'에서는 샐리에게 물린 자리에 쌀알만 한 상처가 남는다. 상처의 미세한 감각을 따라가며 인물이 경험한 일을 가까이 들여다본다.
'미라의 바다'는 개들에게 무엇을 당부할 수 있는지 묻는다. 행복이나 열심이라는 인간의 언어가 동물에게도 통하는지 되짚는 대목이다.
'들개 사이에서 우리는 만나'에는 '불행 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불행을 덜어 내는 과정에도 고통이 따른다는 설정이 사건의 결을 바꾼다.
◇ 애도를 끝내지 않은 채 다음 공간으로
'퍼레이드를 기다리는 시간'에서 인물은 빼앗겼다고 여긴 시간을 돌아본다. 상실을 이해하기까지 또 다른 시간이 필요했다는 깨달음이 따라온다.
'한밤에 풀들을 밟고'에서는 노인의 기억 속 냄새와 표정, 고통이 세세하게 되살아난다.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통해 과거의 흔적이 현재에 남는 모습을 그린다.
'구도가 만든 숲'의 한 장면은 앞으로 걷는 두 발이 땅에 닿는 감각에 집중한다. 잃어버린 세계를 원상복구하는 대신 그 위에서 다시 움직이는 순간이다.
책에는 최다영 문학평론가의 해설 'Drive out'과 작가의 말도 실렸다. 9편의 이야기는 상실을 성급히 해결하지 않고 이후의 삶을 각기 다른 장면으로 따라간다.
△ 다이브 인/ 유영은 지음/ 344쪽
'다이브 인' 표지 (문학동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4/뉴스1
art@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