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는 인생을 말한다' 표지 (추수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4/뉴스1
'신화는 인생을 말한다'는 그리스 신화 30편을 오늘의 삶에 비추어 선택과 욕망, 고통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양승욱은 신들의 이야기에서 정체성을 돌아보고 두려움을 견디며 관계를 지키는 방법을 찾아간다.
추천 알고리즘과 사회관계망서비스가 개인의 취향을 읽어주는 시대에도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어려울 때가 있다. 남이 누른 '좋아요'의 숫자와 주변의 시선이 가족이나 일, 사랑에서 스스로 무엇을 바라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대신하기도 한다. 책은 타인의 시선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한 오래된 이야기의 틀로 신화를 선택한다.
첫 부분은 프시케와 오르페우스, 페르세포네, 미다스 등에게서 욕망과 정체성의 문제를 찾는다. 프시케의 이야기로 사랑하는 상대를 통제하려는 마음을 돌아보고, 미다스에게서는 소유 욕구가 불러오는 역설을 살핀다. 페르세포네의 두 세계는 어떤 하나의 정체성으로 자신을 한정하지 않고 여러 모습이 공존할 수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 부분의 영웅들은 두려움 앞에서 움직이는 방법을 보여준다. 페르세우스는 두려움을 마주하는 용기를, 헤라클레스는 고통을 통과하는 힘을 생각하게 한다. 테세우스가 아리아드네의 실로 미궁을 빠져나오는 장면과 이아손의 항해는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타인과 신뢰를 맺고 함께 움직이는 과정에 주목한다.
시시포스와 프로메테우스, 이카로스, 오디세우스가 등장하는 장에서는 역경에 대응하는 태도를 살핀다. 같은 일을 반복하는 시시포스에게서는 무의미함 속에서도 자신의 뜻을 찾으려는 의지를, 프로메테우스에게서는 고통을 감수하면서 지키려는 가치를 읽는다. 낯선 땅을 돌며 귀향을 이어간 오디세우스의 여정은 긴 시련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인내의 사례다.
성공과 실패를 다루는 네 번째 부분에는 파리스와 아킬레우스, 크로노스와 제우스, 다이달로스, 파에톤이 등장한다. 선택이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과 자신을 증명하려는 집착, 취약점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함께 돌아본다. 성공 자체보다 무엇을 위해 선택하고 그 결과를 어떻게 책임질지가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다.
이후 아테나와 카산드라, 오이디푸스, 케이론을 따라 지혜와 진실, 상처의 의미를 살핀다. 마지막에는 히프노스와 타나토스, 페넬로페, 알케스티스를 불러내 삶과 죽음을 서로 분리하지 않고 유한한 시간 속에서 무엇을 지키고 사랑할지 되묻는다. 총 여섯 부분은 내면의 욕망에서 시작해 선택, 고난, 성공, 지혜, 죽음으로 인간이 되풀이해온 불안과 선택의 문제를 하나의 연속된 질문으로 확장한다.
양승욱은 각각의 이야기를 신화 자체의 줄거리로 끝내지 않고 현재의 일상에 연결한다. 다양한 인물이 고난을 헤쳐 나가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장면에서 정답보다 선택의 결과를 살펴보게 한다.
△ 신화는 인생을 말한다/ 양승욱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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