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앞둔 옛 공장 기숙사서 공간과 기억을 묻다"…임리하·라이언 고 2인전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November 04일, AM 08:33

'집은 있는데 화병은 없다'(House without a Vase) 展 포스터 (성수나무 갤러리 제공)

재개발을 앞둔 낡은 공장 기숙사 건물을 무대 삼아 공간과 인간의 기억을 탐구하는 임리하와 라이언 고의 2인전이 관객을 만난다.

전시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성덕정3가길 3-14에 위치한 성수나무 갤러리에서 5일부터 12월 1일까지 '집은 있는데 화병은 없다'(House without a Vase)라는 이름으로 열린다. 관람 시간은 화~토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개막 행사는 5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두 작가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공동 신작이다. 라이언 고가 적외선 특수 카메라로 촬영해 겹쳐낸 꽃 사진 위에 임리하가 반투명한 실크 천에 그린 인체 형상을 얹었다. 사진과 천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겹쳐지며 독특한 시각적 감흥을 자아낸다.

RKO_7425-Edit (성수나무 갤러리 제공)

개별 작업도 풍성하다. 임리하는 전시장 맞은편 골목에 자리한 낡은 주택 대문들을 실제 크기 그대로 실크에 담아냈다. 장식 창살과 손때 묻은 문고리를 실물 높이로 마주하게 해 사라져가는 일상의 온기를 전한다. 한국계 미국인 라이언 고는 서른 살에 처음 찾은 한국 땅에서 마주친 야생화를 적외선 렌즈로 담은 뒤 직접 물감을 얹은 100여 점의 소형 꽃 연작을 벽면 가득 펼쳐 보인다.

전시를 꾸민 박민경 성수나무 디렉터는 "허물어질 위기에 놓인 옛 기숙사 공간에서 두 작가의 작업은 공간과 몸의 관계를 교차시킨다"며 "집은 단순히 대상을 보존하는 그릇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억과 존재가 머물 자리를 끊임없이 내어주는 과정임을 드러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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