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패권에 균열이 생겼다…스테이블코인이 바꾸는 돈의 흐름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November 04일, AM 10:03

'더 넥스트 달러' 표지 (김영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4/뉴스1

'더 넥스트 달러'는 달러의 영향력이 흔들리는 와중에 미국의 통화 지위가 디지털 환경에서 어떻게 바뀌는지 짚는다. 홍익희는 금과 비트코인,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비교하며 화폐를 지탱하는 신뢰의 차이를 살핀다.

달러는 금과의 교환을 약속하던 화폐에서 미국의 경제력과 제도를 바탕으로 석유와 국제무역 결제를 처리하는 데 널리 쓰이며 세계 금융의 중심이 됐다. 국제 무역과 원자재 결제에 널리 쓰이는 통화라는 지위는 사용자가 늘수록 더 강해졌다. 반면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달러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부채도 함께 늘어난다는 문제가 이어진다.

첫 장은 전쟁과 국제통화질서의 형성을 살피고 금태환 중단을 뜻하는 '닉슨 쇼크' 이후에도 유지된 달러의 국제적 역할을 다룬다. 금에 직접 연결되지 않는 화폐가 어떻게 국제 금융의 기준으로 남았는지를 추적한다. 달러의 현재를 이해하려면 단순한 환율 전망보다 통화가 받아들여지는 제도와 거래의 연결망을 봐야 한다는 관점이다.

탈달러화를 다룬 장에서는 중국과 브릭스, 신흥국들이 달러에 의존하지 않는 결제 경로를 모색하는 흐름을 짚는다. 러시아의 달러 자산 동결 이후 미국 금융의 영향력에서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 속에서 여러 나라 중앙은행이 금을 사들이는 현상에도 주목한다. 금은 발행 주체가 없는 자산이라는 특성을 지녀 달러 체계 바깥의 신뢰를 찾는 움직임과 연결된다.

비트코인은 정부나 중앙은행의 직접 통제를 받지 않는 코드 기반 자산으로 다뤄진다. 저자는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된 비트코인을 화폐이자 투자자산, 기존 금융체계에 대비한 보험이라는 세 역할로 구분한다. 가격 변동과 제도권 금융 편입을 함께 살피되, 상장지수펀드(ETF) 승인만으로 비트코인을 달러의 단순한 대체재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세 번째 장의 중심은 달러 가치에 연동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국채, 블록체인에서 이뤄지는 금융거래다.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을 현금과 단기 미국 국채로 마련하도록 하는 제도는 디지털 결제 확대를 미국 국채 수요와 연결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달러가 사라지는 대신 여러 민간 지갑과 네트워크로 확산되면서 디지털 공간에서도 영향력을 넓히는 변화가 중요한 쟁점이다.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화폐인 CBDC와 민간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이라는 겉모습은 비슷해도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 신뢰를 확보하는 구조는 서로 다르다. 책은 중국이 그리는 금융의 미래, 미국 없이도 움직이는 결제망, 비트코인의 통화적 가능성까지 검토한다. 한국의 은행과 기업, 개인이 변화하는 결제 체계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논의 범위에 넣었다.

홍익희는 화폐가 금속과 종이, 국가 신용을 거쳐 네트워크 자산으로 바뀌는 흐름을 경제사의 관점에서 정리했다. 핵심은 금이나 달러, 비트코인 가운데 특정 자산을 고르라는 것이 아니다. 화폐의 가치를 떠받치는 제도와 기술의 차이를 이해하는 일은 각국의 통화 정책과 개인의 저축·투자 환경이 달라지는 시기에 대응하는 출발점이다.

△ 더 넥스트 달러/ 홍익희 지음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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