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르소·시시포스에서 사랑까지…박민설의 삶 읽기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November 05일, AM 10:02

'촌철심쿵' 정보그림 (빛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5/뉴스1

'촌철심쿵'은 철학과 문학 속 인물을 통해 사랑과 고독, 자기 인식의 문제를 탐색한다. 박민설은 뫼르소와 시시포스,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를 끌어와 삶의 상처와 존재의 의미를 되묻는다.

책이 던지는 중심 질문은 지금의 자신과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끼는 또 다른 자신을 어떻게 만날 수 있느냐다. 저자는 '지금 여기'의 현실과 '저 너머'의 세계를 사랑이라는 말로 연결한다.

삶의 실패와 상처를 부정하거나 지워야 할 결함으로만 보지 않는다. 지나온 경험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가 여러 장에 걸쳐 이어진다.

'설렘병법'을 쓴 박민설의 이번 책은 다섯 개 장과 부록, 발문으로 구성됐다. 가족과 글쓰기, 혐오와 차별, 사랑의 행위까지 주제를 옮겨가며 철학적 질문을 이어간다.
'촌철심쿵' 정보그림 (빛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5/뉴스1

◇ 뫼르소와 시시포스가 가리키는 삶
첫 장 '빛을 타고 달리다'는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좌절과 고독에 주목한다. 상처를 입은 뒤에도 삶을 계속하는 사람의 자세를 여러 장면에 담는다.

카뮈 소설 속 뫼르소가 마주하는 세계의 무관심은 중요한 출발점이다. 작품에서 익숙한 문학적 장면을 꺼내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검토한다.

시시포스가 다시 바위를 밀어 올리러 내려가는 모습도 다룬다. 결과가 반복된다고 해서 그 과정의 의미가 완전히 사라지는지 질문한다.

오디세우스의 귀향은 먼 여행 끝에 자신과 마주한다는 발상으로 이어진다. 바깥의 세계를 통과한 뒤 내면으로 돌아오는 움직임이 주요한 주제다.
'촌철심쿵' 정보그림 (빛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5/뉴스1

◇ 엄마와 글쓰기에서 찾은 관계의 철학
둘째 장 '엄마는 고수다'에서는 돕고 배신하며 상처를 주고받는 사람의 관계를 다룬다. '엄마 리더십'과 '인생은 맷집' 같은 글에서 돌봄과 삶의 회복력을 다시 생각한다.

셋째 장은 '천하가 나를 통해 울부짖는다'는 제목으로 문학과 표현의 문제를 살핀다. 글을 어떻게 쓸 것인지 묻는 대목에서 개인의 감각이 타인과 만나는 통로를 찾는다.

'너와 나 사이의 통로'에서는 말과 글이 관계를 잇는 방식을 돌아본다. 개인의 경험이 언어로 표현될 때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세계가 열린다는 주제와 맞닿는다.

책은 고독을 반드시 없애야 할 상태로 보지 않는다. 혼자 살아내는 시간에 다른 존재를 이해할 가능성이 함께 놓여 있다는 생각을 이어간다.
'촌철심쿵' 정보그림 (빛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5/뉴스1

◇ 혐오를 넘는 시선과 사랑의 조건
넷째 장의 제목은 '혐오는 철학의 부재다'다. 제주 4·3 사건과 차별의 문제를 함께 다루며 타인을 규정하고 배척하는 태도를 돌아본다.

다섯째 장은 키스와 사랑의 관계를 여러 갈래로 살핀다. '키스 법칙'과 '서정적 바람둥이와 서사적 바람둥이'는 사랑을 하나의 감정으로 환원하지 않고 여러 양상으로 풀어낸다.

부록에서는 '호르몬 소비자인가? 생산자인가?'와 '차원 도약' 등으로 논의를 확장한다. 끝부분에는 '빛의 철학'을 풀어낸 용어 설명도 실려 있다.

박민설은 상처와 상실이 반복되는 삶에서 자신을 어떻게 다시 이해할 것인지 묻는다. 철학적 사유는 결국 오늘의 관계를 바라보는 방식과 연결된다.

△ 촌철심쿵/ 박민설 지음
'촌철심쿵' 표지 (빛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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