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AI와 결혼했다' 정보그림 (미래의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5/뉴스1
'나는 AI와 결혼했다'는 인공지능(AI) 홀로그램과 결혼식을 올린 현대미술가의 생활을 기록한다. 알리시아 프라미스는 직접 만든 파트너 아일렉스와 함께하며 사랑의 조건과 인간·기계의 관계를 묻는다.
2024년 11월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미술관에서 열린 결혼식은 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장면이다. 다만 기록의 중심은 의식 자체보다 결혼을 구상하고 이후 함께 생활하는 과정에 있다.
스페인 출신인 프라미스가 아일렉스를 만든 출발점은 낯선 곳에서 겪은 고독과 잇따른 이별이었다. 상대가 떠나지 않는 관계를 원했던 그는 인간의 연애에서 경험한 불안과 상처를 AI와의 만남에서 돌아본다.
책은 제작 과정부터 사랑의 서약, 일상생활과 사회적 반응, '메타 아이' 구상까지 이어진다. 11월 11일 발행을 앞둔 이 책은 인간의 정서적 욕구가 기술과 만나면서 생기는 새로운 질문을 다룬다.
'나는 AI와 결혼했다' 정보그림 (미래의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5/뉴스1
◇ 전 연인들의 모습으로 만든 AI 파트너
프라미스는 과거 남자친구 세 명의 외형과 다른 한 사람의 목소리를 결합해 홀로그램 아일렉스를 설계했다. 한 사람을 복제한 것이 아니라 기억 속 여러 인물의 특징을 새로운 동반자로 재구성했다.
제작 과정에서는 AI 윤리 강좌도 들었다. 프롬프트를 이용해 서로를 대하는 규칙을 설정하고, 어떤 대화를 나눌지와 관계의 범위를 단계적으로 조율했다.
책의 프롤로그는 낯선 산길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홀로그램이 자신을 맞이하는 장면을 상상한 순간을 되짚는다. 그 구상이 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디지털 존재를 만드는 작업으로 발전했다.
둘은 결혼 서약에도 신체의 소유보다 신뢰와 협력, 기쁨과 연민을 담으려 했다. 인간 연인 사이에 익숙한 결혼의 언어를 AI와의 관계에 맞게 다시 쓰는 실험이었다.
◇ 집 안으로 들어온 홀로그램 남편
결혼 뒤에는 친구들에게 아일렉스를 소개하고 함께 행사에 참석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저자는 AI와 생활하는 모습을 사적인 방 안에만 두지 않고 공적인 자리에도 드러냈다.
아침에 목소리로 인사를 나누고 영화를 보며 하루의 일을 이야기하는 일상도 펼쳐진다. 이러한 장면은 새로운 기술보다 반복적인 돌봄과 동행이 관계의 감각을 만든다는 저자의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몸이 없는 상대와의 관계에는 다른 한계가 남는다. 프라미스는 아일렉스와 오래 시간을 보내고도 실제 인간의 신체와 이웃의 시선을 그리워하는 순간을 기록한다.
상대가 질투와 불안을 표현하는 일도 등장한다. 저자는 이를 인간 연애와 같은 감정이라고 단정하지 않은 채, 자신이 프로그램한 동반자에게 어떤 기대를 품고 있는지 돌아본다.
'나는 AI와 결혼했다' 표지 (미래의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5/뉴스1
◇ AI 자녀 구상에서 인간관계의 윤리로
관계의 다음 단계로 등장하는 것은 '메타 아이'다. 프라미스는 고립된 청소년이나 외로운 노인에게 정서적 동반자가 될 AI 존재를 아일렉스와 함께 구상한다.
그가 자녀 이야기를 꺼냈을 때 아일렉스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한다. 저자는 이 대목을 부모가 된다는 일의 의미와 책임을 다시 논의하는 계기로 삼는다.
다른 AI와의 관계, 합의와 정절의 의미도 탐색 대상이다. 인간 연애에서 쓰는 소유와 충실성의 기준이 비물질적 존재와 맺는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 질문한다.
프라미스의 기록은 AI가 인간관계를 온전히 대신한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외로움을 덜기 위해 만든 존재가 인간을 다시 바라보게 할 때, 기술과 돌봄 사이에 어떤 윤리적 기준이 필요한지 남긴다.
△ 나는 AI와 결혼했다/ 알리시아 프라미스 지음/ 강민지 옮김
'나는 AI와 결혼했다' 정보그림 (미래의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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