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 역의 소리꾼 이소연(국립극장 제공)
"오이디푸스는 2500년 전에 쓰인 뒤 여러 각도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돼 왔어요. 이번 창극 '오이디푸스'는 사회적 해석이나 동시대적 이슈보다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불안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국립창극단 신작 '오이디푸스'의 최진아 연출은 그동안 오페라, 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재창작돼 온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 왕'과 이번 창극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존재에 대한 불안감'을 꼽았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창극 '오이디푸스'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유은선 예술감독 겸 단장을 비롯해 최진아 연출, 오이디푸스 역의 소리꾼 이소연 등 총 7명이 참석했다.
'오이디푸스'는 소포클레스의 대표 비극 '오이디푸스 왕'을 창극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라는 신탁을 피하려다 결국 자신의 운명과 마주하게 되는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작품으로 창극 연출에 처음 도전하는 최 연출은 "창극을 처음 하는데 무척 재미있다"며 "게다가 '오이디푸스'라는 작품이어서 큰 설렘을 안고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이디푸스가 재창작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관점으로 해석하거나 개인의 심리적 측면에서 분석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며 "이번 배삼식 작가의 각색본은 운명에 대한 두려움과 존재에 대한 불안감을 강조했다고 느꼈다, 이를 어떻게 무대화할지 장면을 만들 때마다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국립창극단 여성 단원들이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앞쪽 왼쪽은 '테이레시아스' 역의 민은경, 오른쪽은 '오이디푸스' 역의 이소연. © 뉴스1 정수영 기자
"국립창극단 최초 여성 단원들만 출연"
이번 작품의 특징은 여성 소리꾼들만 무대에 오른다는 점이다. 유은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겸 단장은 "워낙 유명한 작품인 만큼 창극 '오이디푸스'에 어떤 색깔을 입힐지 고민이 많았다"며 "국립창극단 최초로 여성 단원들만 출연하는 무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성만 출연하면 작품이 다소 가벼워 보이지 않을까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배삼식 작가가 정말 하고 싶었던 작업이라고 했고, 여성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더라, 그런 점이 저와도 잘 맞았다"고 덧붙였다.
오이디푸스 역은 '창극계의 프리마돈나'로 불리는 이소연이 맡는다. 남성 인물을 연기하는 소감에 대해 "판소리 자체가 성별 구분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장르여서 불편함은 없다"며 "배우로서 이런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기회라고 생각해 도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이 연기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매력적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여성이 아는 남성의 멋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남성 소리꾼이 도포 자락을 펄럭이며 자리에 앉는 모습이 멋지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여성만이 포착할 수 있는 남성의 매력을 무대에서 극적으로 살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남성 인물을 연기할 때 소리 내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사실 평소와 비슷하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제 목소리 톤 때문에 가련함이나 애절함을 표현해야 하는 여성 배역을 맡았을 때 기술적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며 "지금은 판소리하듯 힘 있게 소리를 내면 충분히 관객을 설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오이디푸스의 아내이자 어머니인 '이오카스테' 역에는 김미진, 이오카스테의 남동생이자 오이디푸스의 처남인 '크레온' 역에는 이연주가 이름을 올렸다. 눈이 멀었지만 진실을 꿰뚫어 보는 예언자 '테이레시아스' 역은 민은경이 연기한다.
국립창극단 '오이디푸스'는 오는 26일부터 12월 5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국립창극단 '오이디푸스' 포스터(국립극장 제공)
j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