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 고대 한반도까지…2000년 前 흉노의 교류망 드러났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November 06일, AM 08:37

한국-몽골 공동학술조사단 모습(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00년 전 흉노의 국제적 교류를 보여주는 유물들이 몽골 최대 규모 무덤에서 출토됐다.

국립중앙박물관(국중박)은 몽골 과학아카데미 고고학연구소, 몽골 국립박물관과 공동으로 2023년부터 4년간 진행한 몽골 동부 도르릭 나르스 유적 160호 무덤의 발굴조사를 마무리했다고 6일 밝혔다.

160호 무덤은 몽골에서 확인된 흉노 무덤 가운데 최대 규모다. 흉노는 기원전 3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까지 몽골 초원을 중심으로 유라시아 동부를 지배한 유목 제국으로, 고조선과 낙랑 등 한반도 고대 사회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조사단은 지하 14.5m까지 아홉 겹으로 쌓인 돌을 걷어내며 무덤의 구조를 확인했다. 거대한 외형과 달리 무덤 중심부는 작고 얕은 것이 특징이다. 국중박에 따르면 흉노 대형 무덤에서는 드문 구조로, 흉노 세력이 쇠퇴하던 시기의 장례 문화 변화를 보여주는 자료로 주목된다. 중심부에서는 로마 유리로 추정되는 유리잔과 한나라 장례 문화의 영향을 보여주는 옥, 낙랑 무덤 출토품과 유사한 은제 말 장식 등 유물 413건이 나왔다.

출토 유물은 2000년 전 흉노가 동서로 폭넓은 교류망을 형성했음을 보여준다.

말을 꾸미는 데 사용된은제 말 장식인 말띠드리개는 얇은 은판을 두드려 표주박 모양으로 만들었다. 국중박이 소장한 평양 석암리 219호 무덤 등 낙랑 무덤에서 출토된 장식과 형태가 유사하다. 다만 이번에 발견된 장식은 가운데에 수정이 박혀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손잡이 달린 유리잔 출토 모습(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한나라와 로마의 흔적도 확인됐다. 널 바닥에 겹쳐 놓인 옥 15점은 한나라의 장례용 옥인 옥벽(玉璧)을 본뜬 것으로 보이지만, 표면에 정교한 문양을 새긴 점이 특징이다. 손잡이가 달린 투명한 유리잔은 로마 제국의 영역에서 제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중박은 성분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제작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무덤은 남쪽으로 뻗은 무덤길까지 합하면 전체 길이가 약 73m에 이른다. 막대한 노동력을 동원해 조성한 거대한 규모는 무덤 주인의 높은 권력과 지위를 보여준다.

국중박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2000년 전 흉노가 로마에서 한반도에 이르는 넓은 교류망과 닿아 있었음을 잘 보여준다"며 "한국 고고학의 연구 무대가 유라시아로 넓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60호 무덤 전경(국립중앙박물관 제공)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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