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걸음의 끝은 마음에 있나니' 표지 (사회평론아카데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7/뉴스1
'내 걸음의 끝은 마음에 있나니'는 불연 이기영의 삶과 불교 사상을 담은 수필·논설 모음집이다. 1996년 세상을 떠난 한국불교연구원 창립자의 30주기를 맞아 1997년 처음 나온 책을 52편의 글로 새롭게 엮었다.
이기영은 한국 불교 연구와 재가불교 활동을 함께 이끌었다. 학문적 탐구와 종교적 실천이 어떤 경로에서 만났는지는 1954년 첫 유학 시기부터 생애 말년까지 남긴 글에 드러난다. 짧은 글을 시대순으로 따라가며 사유가 달라진 지점을 살필 수 있다.
처음 책을 만들 때 불연전집 편집위원회는 저자가 남긴 연구서와 논문, 수필 등의 글을 널리 수집한 뒤 비교적 짧은 글 65편을 선정했다. 이번 개정판은 기존에 있던 글 가운데 일부를 빼고 새 글을 더해 52편으로 다시 묶었으며, 1954년 첫 유학 시기부터 1996년 타계하기 전까지 네 시기에 걸친 작품을 다섯 장에 배치했다. 독자는 같은 주제에 관한 저자의 생각이 생애의 어느 시점에 나왔는지를 짚으며 연구와 수행, 개인적 성찰의 변화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첫 장 '길을 찾아서'에는 고향의 기억과 20대 시절, 1954년 여름, 벨기에 체류 경험이 실린다. 두 번째 장 '동과 서를 넘어'는 동서 문화의 교류와 종교에 관한 질문을 중심에 둔다. 인도·동남아 불교 기행과 학문의 길을 다룬 글들도 함께 읽힌다.
세 번째 장 '진리는 하나'에서는 일심과 선, 해탈, 자비 등 불교의 핵심 주제를 다룬다. 루브르 미술관의 만테냐와 피렌체의 프라 안젤리코를 소재로 한 글도 포함해 동서양의 종교와 예술을 함께 바라보는 관심을 보여주고, 소외된 사람들과 자비로운 마음에 관한 글에서는 교설을 삶의 문제와 연결한다.
'보살의 길을 따라'에는 말과 마음과 행동, 바루공양의 정신, 평상심에 관한 글이 모였다. 마지막 장 '영원한 것은 마음'은 시간과 죽음, 여행과 인생, 정토와 천국을 사유한다. 일상의 윤리와 생애 마지막의 질문을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 읽도록 구성했다.
1996년 11월 타계한 이기영은 한국불교연구원을 창립하고 한국 불교 연구와 재가불교 활동에 힘썼다. 이번 책에는 저자의 생전 글뿐 아니라 유학 시절을 회고한 위베르 듀르트의 글과 발문, 연보, 주요 저작 목록, 수록 글의 출전까지 실려 있어 학자의 연구 여정과 함께 주변 사람이 남긴 기억도 접할 수 있다.
이번 개정은 이기영의 글을 뒤늦게 접하는 독자에게 사상의 형성과 변화를 살필 기회를 마련한다. 함께 간행한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 것인가'가 불교 교설과 개혁론을 중심에 둔다면, 이 책은 삶의 궤적과 일상의 사색에 무게를 둔다. 학문과 수행이 만나는 지점을 짧은 문장들로 따라간다.
△ 내 걸음의 끝은 마음에 있나니/ 이기영 지음/ 3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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