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생명은 잘 몰라요' 표지 (세리브로2.3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8/뉴스1
'의사도 생명은 잘 몰라요'는 병이 없다는 상태와 건강하게 살아간다는 일을 구분해 살핀다. 이정우는 진료실에서 마주한 환자들의 삶을 바탕으로 음식과 운동, 마음과 관계가 서로 연결되는 건강의 조건을 묻는다.
건강을 판단할 때 검사 결과나 질병의 유무에 먼저 주목하기 쉽다. 그러나 몸에 특별한 병이 없더라도 생활이 무너지고 마음이 지쳐 있다면 삶을 온전히 건강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저자는 무엇이 사람을 살아 있게 하는지라는 더 넓은 질문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음식을 다룬 장에서는 무엇을 먹는가에 앞서 왜 먹는가를 살핀다. 섭취하는 식품의 종류와 양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나이가 들면서 달라지는 몸의 조건을 함께 생각하고, 특정 음식이 건강에 좋다는 정보가 실제 원인과 결과를 증명하는지 아니면 서로 관련되어 보이는 현상인지만 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음식이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과정뿐 아니라 함께 식사하는 생활의 여건과 지나치게 많은 건강 정보가 선택에 미치는 영향까지 폭넓게 살핀다.
운동에 관한 장에서는 운동량 자체를 목표로 삼는 생각을 다시 검토한다. 혈액순환과 움직임, 회복에 필요한 휴식의 관계를 살피며 운동을 하는 목적부터 질문한다. 몸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몰아붙이는 습관도 돌아보도록 한다.
마음에 대한 논의는 스트레스와 희망, 긍정의 차이로 이어진다. 부정적인 감정을 무조건 없애려 하기보다 마음이 어떤 상태에 놓였는지 구분하고, 지난 경험을 떠올리는 활동이 현재의 감정과 건강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살피며, 삶에서 기억과 관계가 맡는 역할도 검토한다. 신체를 관리하는 행동이 음식과 운동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과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도 건강을 이야기할 때 빼놓기 어려운 요소로 등장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건강을 개인의 노력만으로 설명하는 접근에서 벗어난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건강하게 지내는 관계와 말의 힘을 다루고, 일상의 흐름을 유지하는 삶을 생각한다. 병원 밖의 시간까지 함께 봐야 건강의 의미가 드러난다는 관점이다.
이정우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의대 재학 시절 동의학 연구회에서 활동했고 암 요양병원과 한방병원에서 환자들을 가까이 만났으며, 성경을 몸과 삶을 이해하는 자료로 읽는 등 여러 분야의 관점을 접하면서 진료실의 검사 수치만으로 사람의 상태를 설명할 수 있는지 생각해 왔다. 서양의학과 동양의학, 고전과 인문학을 함께 읽은 경험은 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넘어 환자가 병원 밖에서 자신의 생활을 이어가는 조건에 대한 질문으로 연결된다.
음식과 운동, 마음을 설명하는 항목들은 특정한 한 가지 건강법을 권하기 위한 목록이 아니다. 자신의 몸에 관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생활에서 지속할 선택을 하는 기준을 찾는 과정이다. 질병의 치료가 끝난 뒤에도 일상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삶의 균형을 유지할지 질문을 이어간다.
△ 의사도 생명은 잘 몰라요/ 이정우 지음/ 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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