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은 오세훈…남산 골칫거리 '곤돌라 독점' 정조준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8일, AM 11:16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년째 멈춘 남산 곤돌라 사업과 관련해 국토교통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사업 추진에 필요한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이 국토부에서 막혀 있다는 주장이다. 65년째 이어진 민간 기업의 독점 운영에는 여야를 불문하고 문제가 제기돼 왔지만 정작 국토부의 ‘행정 갑질’로 독점을 깨지 못해 시민 불편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일 남산 백범광장에서 열린 '남산 캠프닉 현장체험'에서 출입 기자단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일 남산 백범광장에서 열린 '남산 캠프닉 현장체험'에서 출입 기자단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오 시장은 지난 6일 오후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 중 하나로 열린 ‘2026 남산 나이트 페스티벌’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장사치들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사기업이 돈 벌이 하려고 (곤돌라를) 만드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또 하나의 관광코스를 만들기 위한 시의 노력인데 그렇게 해달라고 했는데 (국토부가) 끝까지 (시행령) 한 줄 안 고쳐주고 붙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만간 ‘또 다른 행정 갑질이다, 몽니다’는 글을 곧 쓸 것”이라며 “문제제기를 본격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했다.

남산 곤돌라 사업은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이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제동이 걸렸다. 현행 공원녹지법 시행령은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시설물 높이를 12m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데 곤돌라 설치에 필요한 철탑은 이 기준을 넘는다. 시는 공사 구역을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해제하는 내용으로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했지만 한국삭도공업이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시는 항소심에서도 패소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로,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공사를 재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 시장은 곤돌라 사업이 지연되면 케이블카 운영사의 독점 체제가 사실상 연장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궤도운송법을 개정해 궤도사업 허가 유효기간을 20년으로 제한하고 2년마다 재허가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곤돌라가 대체 수단으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사업자의 허가를 내주지 않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오 시장의 주장이다.

그는 “지금처럼 곤돌라 공사가 늦어지면 내년쯤에는 기존 사업자가 인허가 갱신을 신청할 텐데, 곤돌라가 없으니 다시 2년을 연장해 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독점에 문제가 있다고 법까지 만들어 놓고 정작 대체 수단은 못 만들게 하는 게 무슨 일이냐”고 반문했다.

관광객들의 불편도 문제 삼았다. 현재 남산 케이블카는 시간당 최대 576명 수송에 그친다. 시는 곤돌라가 운행되면 시간당 수송 인원이 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승강장 역시 명동 세종호텔 맞은편에 들어서 관광객들이 도심에서 남산 정상까지 보다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남산에 올라가는 버스에 기다리는 줄이 100m가 넘는다”며 “버스를 타고 올라왔다가 내려갈 때도 30분에서 1시간 씩 기다려야 하는데 그걸 보니 또 열통이 터진다”고 했다.

국토부와의 협의도 마무리 단계까지 갔지만 무산됐다는 게 오 시장의 설명이다. 그는 “전임 김윤덕 장관과 협의할 때 시행령 개정이 입법예고까지 진행돼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는데 결국 멈췄다”며 “서울시와의 용산국제업무지구나 그린벨트 해제, 용산에 주택 공급 등 다른 현안과 연계해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사의 90%가 끝나서 철탑 세우고 라인을 깔고 곤돌라를 돌리면 되는 상황”이라며 “그걸 못하게 붙잡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출입기자단과 함께 지난 6일 남산 백범광장에서 열린 ‘2026 남산 나이트 페스티벌’ 캠프닉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출입기자단과 함께 지난 6일 남산 백범광장에서 열린 ‘2026 남산 나이트 페스티벌’ 캠프닉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아울러 오 시장은 청년층을 비롯한 시민들의 외로움 해소를 중요한 시정 과제로 꼽으며 “도시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역사적 책무를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도심 마라톤 교통 통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경찰과의 협업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경찰과 합동 기구를 구성해 통합 관리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마라톤 대회 후원을 줄이기 시작했고 중앙정부에도 후원 축소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 시장은 야간 캠프닉을 즐기는 시민들과 만나 “남산의 사계절을 시민과 함께 누리고 관광객 소비가 골목상권까지 확산하도록 야간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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