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뱅 접은 신한금융…"제주은행 ERP뱅킹으로 새 실험"

경제

뉴스1,

2025년 4월 25일, 오후 04:11

신한금융그룹 본사 전경
신한금융그룹이 더존비즈온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준비했으나 방향을 선회한 것을 인정했다. 대신 신한금융은 제주은행에 'ERP뱅킹' 시스템을 접목시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비전을 내보였다.

고석헌 신한금융지주 전략부문장(CSO)은 25일 진행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제4인뱅 설립 추진에 관련해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지원을 위해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준비를 한게 맞다"며 "이해관계자 조율의 문제, 투입 자본 대비 효과 등을 고려해 방향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한금융은 "더존비즈온이 추진하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컨소시엄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컨소시엄을 이끌던 더존비즈온은 지난달 본업에 충실하겠다며 인터넷전문은행 도전을 철회했다.

이후 신한금융은 더존비즈온과 새로운 방식의 협력 모델을 찾았다. 신한금융 계열사에 더존의 ERP 역량(전사적 자원관리)을 합쳐 국내 최초로 ERP 뱅킹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더존비즈온은 제주은행의 지분 14.99%를 취득하며 신한금융에 이은 2대 주주가 되기도 했다.

ERP 뱅킹은 기업 자원관리 프로그램인 ERP 시스템에 금융을 접목하는 임베디드 금융이다. 금융서비스를 원하는 기업의 동의를 받아 실시간 자금 흐름과 거래 정보를 분석하고 ERP 시스템 내에서 해당 기업의 니즈에 맞는 적시성 있는 맞춤형 금융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고 CSO는 "지방은행을 살리고 육성하려는 것과 맞물려 저희가 방향성을 바꿨다"라며 "성과에 대한 검증이 나면 사업 방향을 넓힐 생각이 있다. 저희 그룹차원의 테스트 베드"라고 덧붙였다.

이어 콘퍼런스콜에서는 악화되는 경제상황에 신한금융의 건전성 지표들이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천상영 신한금융 재무부문장(CFO)은 "기업대출이나 연체 등 건전성에 대해서는 저희도 당연히 경계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면서도 "지금 추세대로 갔을 때 경영계획 범위내에서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대적으로 신한금융이 건전성에 있어서는 조금 우위에 있다고 생각을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카드 연체율 관련해서 박해창 신한카드 CFO는 "작년 3분기 이후 금리가 하락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나아지고 있었는데 탄핵 이슈가 발생하며 연체율 비중이 상승했다"라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오면 자영업자·서민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콘퍼런스콜에서는 앞서 우리금융이 실시를 예고한 '감액배당'에 대한 문의도 있었다. 감액배당은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배당하는 것으로 주주들은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와 관련해 천 CFO는 "외국인 투자자, 법인투자자 등 투자자별 유불리가 있고 그 외 고려할 점들이 있다"라며 검토는 해보았지만 현재는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