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2025.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1분기부터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예상된다. 다만 '이자 장사' 비판이 적지 않은 데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상생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 1분기 순익 4조9289억…역대 최대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 92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던 2023년 4조 9015억 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순이익(4조2915억 원)과 비교해선 14.9% 늘었다.
KB·신한·하나금융은 나란히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이 1조 6973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금융(1조 4883억 원)과 하나금융(1조1277억 원)도 순이익 1조 원을 돌파했다.
우리금융만 1분기 순이익이 줄었다.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3% 감소한 6156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과 미래 투자를 위한 판관비가 증가한 일시적 요인이다.
'호실적' 배경은…사라진 ELS 부담, 불어난 이자 이익
4대 금융이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건 홍콩 H지수 ELS 손실 보상 부담이 사라진 덕분이다. 특히 KB금융은 핵심 계열사 KB국민은행이 홍콩 H지수 ELS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바람에 지난해 1분기 배상 비용으로 무려 8620억 원에 이르는 충당부채를 반영해 순이익이 급감한 바 있다. 신한금융도 지난해 1분기 ELS 투자자 피해 배상 충당부채(2740억 원) 적립 효과가 사라지자 올해 1분기 순이익이 껑충 뛰었다.
'호실적'에 힘입어 주주환원 강화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도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은 4000억 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선제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또 연간 배당액도 종전 1조 2400억 원에서 1조 3400억 원으로 늘린다.
우리금융도 1분기 배당금을 전년 대비 11% 늘린 주당 200원으로 결정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지난해보다 10% 증액한 15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신한금융도 올해 1분기 2857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상반기 내 6500억 원의 자사주 매입을 마칠 예정이다. 하나금융도 예고했던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상반기 내 조기 완료하기로 했다.
주주환원의 기반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대부분 13~13.5% 안팎을 목표로 하며 우리금융은 12.5%가 목표다. 3월 말 기준 4대 금융의 CET1은 △KB금융 13.67% △신한금융 13.27% △하나금융 13.23% △우리금융 12.42% 등이다.
올해 실적도 '장밋빛'…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상생 압박 '변수'
금융권에서는 4대 금융이 올해 역대급 실적으로 스타트를 끊은 만큼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혹은 그 이상 호실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늘어난 대출 규모에 따라 이자 이익도 함께 불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이익 5조 클럽 진입 예상도 점치고 있다.
물론 변수도 있다. 경기 둔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과 당국과 정치권의 상생 압박이 예상된다. 특히 조기 대선에 따라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자 장사' 지적이 끊이지 않는 금융권에 대한 사회적 책임 확대 요구가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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