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자본시장에서 ‘AI 테마에 기댄 오버 밸류에이션 후폭풍’이라는 평가가 쏟아지는 가운데 일부 관계자들은 “기술보다 신뢰를 우선시했어야 한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내놓고 있다.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지난 2012년 설립된 빌더AI는 코딩 지식 없이도 AI로 누구나 앱을 제작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과 디자인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앱이 생성되는 구조로, 앱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인력 의존도를 크게 줄인다는 점에서 혁신 모델로 주목받았다.
빌더AI는 지난 2023년 카타르투자청과 마이크로소프트, 인사이트파트너스 등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총 2억 5000만달러(약 3444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면서 유니콘에 등극했다. 이들 중 마이크로소프트는 빌더AI 서비스가 자사 AI 생태계 확장뿐 아니라 신규 기업고객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통 큰 투자를 집행하기도 했다.
이 중에서도 회사가 무너지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는 내부에서 터져나온 ‘매출 부풀리기 의혹’에 있다. 회사는 2023년 예상 매출을 1억 4000만달러로 갑작스럽게 하향 정정했는데, 이는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제시했던 수치와 크게 차이지는 수준이다. 회계 투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하향 정정’이라는 방어적 조치를 취한 것이 오히려 시장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의혹이 확산되자 투자사들은 외부 감사를 직접 투입해 과거 실적에 대한 정밀 검증에 나섰다. 감사 결과에 대한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빌더AI는 2024년 하반기 실적 전망 역시 25% 가까이 낮춰 잡으면서 시장에 또 한 번 실망감을 안겼다.
현지 자본시장에서는 유니콘이라는 외형이 결국 실체없는 숫자에 기반한 신기루였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니콘이라는 타이틀은 외형적 평가에 불과했다”며 “성장 서사보다 검증된 수치와 구조적 건정성을 먼저 살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