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의 선물" 55살 된 국내 최초 스프의 비화[K장수템]

경제

이데일리,

2025년 5월 31일, 오후 01:06

과자, 초콜릿, 아이스크림, 맥주 등 매년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수많은 제품들이 탄생한다. 하지만 짧게 빛나고 사라지는 제품들이 대다수다. 장수 브랜드는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100년 넘게 한국인들의 일상에 녹아든 제품들이다. 국민과 함께 울고 웃으며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 한 장수 브랜드들을 소개한다.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국내 최초 스프 ‘오뚜기 스프’가 올해로 출시 55주년을 맞았다. 오뚜기 스프는 1970년 출시된 이래 줄곧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며 국내 스프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출시된 분말스프로 당시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빵과 함께 곁들여 먹는 조합으로 인기를 끌었다.

오뚜기(007310)는 1969년 창립 제품 ‘오뚜기 카레’를 출시한 이후 겨울철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품목 개발에 매진했고, 현재 오뚜기 스프의 시초가 됐다. 1970년 초반 미국 구호물자로 유입된 밀가루를 주요 재료로 만든 빵이 인기를 끌면서, 당시 해외에서 알려진 스프를 국내에서도 대중화하기 위해 빵과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스프 개발에 착수했다.

1969년 말부터 스프 시제품 개발에 뛰어들었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1970년 4월 국내 최초 분말스프인 ‘산타 포타지스프’와 6월 ‘산타 크림스프’를 연이어 출시했다. 겨울 제품인 점을 반영하기 위해 산타가 주는 선물이라는 의미를 담은 ‘Santa(산타)’로 브랜드명을 정했으며, 당시 영문 상표는 국내 최초 사례로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당시 오뚜기는 스프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 대상으로 제품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해 슈퍼마켓 등에서 시식 행사에 집중했고,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라인업 확대에 공을 들였다.

1972년 10월 이후 ‘쇠고기스프’, ‘닭고기스프’, ‘양송이스프’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1985년 취식 편의성을 고려해 컵스프를 출시한 이후 콘크림, 단호박크림 등으로 확대해 나갔다. 2014년에는 봉지째 데우기만 하면 즐길 수 있는 냉장 스프 3종, 2017년 바삭한 크루통과 즐기는 크루통 컵스프를 선보이며 제품 형태와 종류에도 변화를 꾀했다. 2020년 스프 출시 50주년을 맞아 선보인 파우치 형태의 ‘상온 파우치 스프’도 호평을 받았다. 장기 보관이 가능하며, 전자레인지 조리만으로 전문점 맛을 가정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오뚜기는 올해 스프 출시 55주년을 맞아, 지난해 12월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국산 가루쌀로 만든 글루텐프리 ‘비(非)밀스프’를 출시했다. 최근 건강식에 대한 높은 니즈를 겨냥한 제품으로 ‘크림스프’와 ‘양송이스프’ 2종으로 구성된다. 크림스프는 기존 크림스프 대비 분말유크림 함량을 50% 증량해 더욱 짙은 풍미의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며, 양송이스프는 기존 양송이스프 대비 양송이 함량을 25% 늘려 더 푸짐하고 든든하게 즐길 수 있다.

이색적인 맛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스프를 활용한 제품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월 옥수수스프와 컬레버레이션해 선보인 ‘콘크림스프 팝콘’이다. 고소한 옥수수 풍미와 팝콘 특유의 바삭하고 소금으로 적절하게 짭짤한 단짠단짠한 맛이 특징으로, 영화를 감상하며 이색적인 간식으로 즐기기 제격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올해 스프 출시 55주년을 맞아, 어린 시절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오랜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이벤트 및 브랜드 협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기존 익숙한 맛에서 더 나아가 스프를 보다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 확산해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