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1%대 돌아왔지만…원재료·환율 상승에 먹거리 부담 지속(종합2보)

경제

뉴스1,

2025년 6월 04일, 오전 10:10

국내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며 외식 물가 급등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 종로의 한 롯데리아 매장 모습. 2024.8.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보다 1.9% 오르며 5개월 만에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산물과 석유류 물가 하락 폭이 확대하며 전월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다만 가공식품, 외식 등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5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7(2020=100)로, 전년 동월보다 1.9% 상승했다. 이는 전달(2.1%)보다 0.2%포인트(p) 낮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1.9%) 이후 올해 1~4월에는 2%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3%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0.1%, 공업제품은 1.4%, 전기·가스·수도는 3.1%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중 농산물은 채소류(-5.4%)를 중심으로 4.7% 하락했다. 채소류 하락 폭은 2022년 4월(-5.4%) 이후 37개월 만에 가장 컸다.

과실류도 작년에 크게 올랐던 기저효과로 9.5% 하락했다. 작년 10월(-10.6%)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세부적으로 파(-33.4%)와 토마토(-20.6%), 배추(-15.7%), 수박(-13.5%)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와 반대로 무(26.7%), 마늘(20.7%) 등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6.2%, 6.0% 상승했다. 특히 돼지고기(8.4%), 국산쇠고기(5.3%)의 상승 폭이 컸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축산물은 최근 공급량 감소, 돼지고기 수입 감소 영향이 컸다"며 "농산물은 산지 출하량이 증가한 채소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공업제품 가운데 가공식품은 4.1% 올라 전체 물가를 0.35%p 끌어올렸다. 직전 달인 4월(4.1%)과 상승 폭이 같았는데, 2023년 12월(4.2%)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가공식품 중 오징어채(50.5%), 초콜릿(22.1%), 양념소스(17.1%) 등의 상승 폭이 유독 컸다.

임혜영 기획재정부 물가동향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가공식품 물가는 식품업계에서 원재료 가격과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탓에 가격을 올리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제공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2.3%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09%p 낮췄다.

이 심의관은 "석유류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국제 유가 하락"이라며 "작년 5월 배럴당 84달러에서 올해 5월 63.7달러로 24.2% 내렸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물가는 2.3% 상승했다. 집세는 0.8%, 공공서비스는 1.3%, 개인서비스는 3.2% 각각 올랐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은 3.2%, 외식 외는 3.1% 상승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직전 달과 같았는데, 2024년 3월(3.4%)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햄버거(8.9%), 도시락(8.4%), 자장면(5.9%), 생선회(5.5%)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추세를 잘 나타내는 근원물가지수는 113.10(2020=100)으로 1년 전보다 2.0% 상승했다.

또 다른 근원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15.06(2020=100)으로 2.3% 상승했다.

장바구니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119.20(2020=100)으로 2.3% 상승했다. 식품은 3.0%, 식품 이외는 1.9% 각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대비 2.1% 상승했다.

계절·기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24.51(2020=100)로, 전년보다 5.0% 하락했다.

신선어개는 5.4% 상승했지만, 신선채소는 5.5%, 신선과실은 9.7% 각각 하락했다.

임 과장은 "향후 이상기후, 지정학적 요인 등 물가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만큼 정부는 농축수산물 등 민생과 밀접하고 가격 변동성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수급 및 유통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대응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가공식품 물가 대책과 관련해선 "식품업체의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식품 원재료에 대한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부가세 면제 등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며 "식품업체와 협의해 가격 인상 시기 이연이나 할인 행사 진행 등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