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D가 내년 하반기 일본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형 전기차 스파이샷. (사진=CNC)
일본은 자국 완성차 브랜드의 점유율이 90%대로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다. 그중에서도 경차는 도로 폭이 좁은 일본에서 소비자 선호도가 높고, 차량 출시를 위한 요건이 까다로워 ‘수입차들의 무덤’으로 여겨졌다. 일본은 2차선 기준 대부분의 도로 평균 폭이 3.9m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차로 출시하기 위해서는 길이 3.4m, 폭 1.48m, 배기량 660㏄이하, 최대출력 64마력 이하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도로 여건과 경제성 등을 고려해 일본 소비자들 대부분은 경차를 선호해 전국 평균 경차 비율이 38%에 달한다. 특히 소도시의 경우 차주의 50% 가량이 경차를 소유할 정도로 ‘경차 천국’이라 볼 수 있다.

현대차가 일본에서 판매 중인 소형 전기차 ‘인스터(한국명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올해 1월 일본 도쿄 오토살롱에서 인스터를 선보인 뒤 4개월 만인 지난달 고객인도를 시작했다. 이미 인스터의 일본 내 관심은 뜨겁다. 사전예약만 300대가 넘어서 연내 600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스터는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크기와 458㎞에 달하는 1회 충전 주행거리 등 뛰어난 스펙으로 일본 현지 평가도 긍정적이다. 일본 경제 신문 니혼케이자이는 인스터 시승기를 담은 기사에서 “인스터가 일본의 좁은 도로에 최적 차량”이라면서 “주행 성능이 우수함은 물론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등 안전사양 장착에 놀랐다”고 호평했다.
BYD 역시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저가형 차량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 일본 시장 만을 위한 전용 모델로 출시할 가능성이 높으며 판매가는 약 250만엔(약 2400만원) 정도로 책정해 현지 경차 점유율 1위인 닛산 ‘사쿠라(약 260만엔)’보다 저렴한 가격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외산차 브랜드가 일본에서 그간 고전하던 것은 현지화에 실패한 영향이 컸다”면서 “한중 브랜드 대결에서 승기를 잡는 쪽은 경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쪽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