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지고 피더 컨테이너선 뜬다…중형조선 '슈퍼사이클' 낙수효과

경제

뉴스1,

2025년 6월 06일, 오전 07:00

컨테이너선 자료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대형 컨테이너선에 이어 피더급 등 중소형 컨테이너선 발주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팬데믹 이후 꾸준히 발주가 진행된 대형에 비해 교체가 더뎠던 탓이다.

대형과 달리 중소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국내 중형 조선사들도 수주할 수 있어 그간 빅3 조선사에 국한됐던 슈퍼사이클(초호황)이 확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피더선 수익률, 정기선보다 높아…2030년까지 年평균 5% 성장"

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조선·해운업계 사이에서 피더급 같은 중소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피더급 컨테이너선은 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미만 급으로 비교적 단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선박이다. 주로 허브 항구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하역한 컨테이너를 싣고 중소형 항구를 항해한다.

중소형 선박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이유는 그간 대형 컨테이너선에 비해 교체가 더뎠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운 탄소세 부과를 확정하는 등 친환경 규제가 강화하고 있는 만큼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노후 선박 교체는 필수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피더 컨테이너선의 경우 상대적으로 노후선 비율이 여전히 높아 선대 교체 수요가 있다"며 "이런 선주사들의 니즈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더 컨테이너선 운항 시장의 수익성이 높다는 점도 해당 선종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아서 디 리틀(ADL)이 2019~2023년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피더 컨테이너선의 자산수익률(ROA)은 17~23%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초대형 운항 비율이 높은 정기 운항 컨테이너선의 자산수익률 7~12%의 두 배 수준이다.

이는 팬데믹 이후 장거리 노선 운임 및 리스크 증가로 글로벌 공급망 지역화 움직임이 뚜렷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정부 이후 글로벌 무역장벽이 강화하면서 공급망 지역화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점도 중소형 선박 선호도가 높아지는 이유다.


ADL에 따르면 피더 컨테이너선 운항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연간 평균 5%씩 성장해 4510억 달러(약 61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선들이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2022.4.20/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피더 컨테이너선 발주 봇물…중소형 K-조선사 수주 기대감↑

이런 흐름은 피더 컨테이너선 발주로 이어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지난 4월 28일 1조 8000억 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18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그리스 선사 캐피탈 마리타임이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18척 가운데 2800TEU급 8척, 1800TEU급 6척 등 14척이 피더 컨테이너선이다.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 HD현대미포(010620)는 이를 포함해 올해 16척을 수주, 피더 컨테이너선 수주 시장에서 올해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노르웨이 선주사 아르네 블리스타드 같은 회사들도 소형 컨테이너선에 재투자하고 있다"며 "소형 피더 및 지역 컨테이너선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전체 신조 발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피더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는 국내 조선업계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다. 그간 피더 컨테이너선은 중국 조선업체들이 주로 수주해 왔으나 중국 선박에 대한 미국 트럼프 정부의 견제 강화로 국내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컨테이너선과 달리 피더급은 중형 조선사들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그간 슈퍼사이클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042660)·삼성중공업(010140) 등 빅3에 국한돼 중형 조선사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한 중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피더 컨테이너선 수주를 두고 선주사와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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