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햇반 주세요.”
햇반은 이제 상품밥을 대표하는 고유 명사가 됐다. 햇반은 국민 식생활 변화와 함께 국내 상품밥 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며 명실상부한 ‘국민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CJ제일제당이 상품밥 개발에 나선 것은 1989년의 일이다. 1990년대를 앞둔 무렵, 우리나라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혼한 자녀들이 독립하면서 핵가족이 증가하고 여성들의 사회 진출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였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간편한 편의식품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었다. 또 가전제품의 발전으로 냉장고와 전자레인지가 보편화되는 양상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은 밥의 시장성에 주목했다. 주식인 밥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었다. 당시에는 상품밥의 개념조차 생소했다. 밥을 슈퍼마켓에서 사 먹는다는 것은 ‘황당하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였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은 시대의 흐름을 통찰하고 시장 상황과 소비자 식생활 패턴 분석을 통해 상품밥 시대가 올 수밖에 없다고 믿고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밥을 사서 먹는다’는 개념조차 없던 시기에 선제적 투자와 기술 혁신으로, 미래 먹거리 창출에 성공한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햇반’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1997년 오곡밥 출시를 시작으로 ‘집밥’을 넘어 건강식의 개념으로 확장하고 있다. 햇반 오곡밥, 흑미밥, 발아현미밥, 잡곡밥, 찰잡곡밥, 현미쌀밥, 현미밥, 현미귀리곤약밥, 귀리흑미곤약밥 등 다양한 잡곡밥을 선보이며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저속식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정희원 박사의 레시피를 활용한 ‘햇반 라이스플랜’을 선보였다. ‘햇반 라이스플랜’은 ‘햇반 렌틸콩현미밥+’와 ‘햇반 파로통곡물밥+’ 2종으로 출시됐는데,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누적판매 300만개를 돌파했다. ‘햇반 라이스플랜’의 인기 요인에는 다양한 혼합 곡물의 배합으로 든든하고 포만감 있는 한끼 식사가 가능한 것은 물론, 밥만 바꿔도 단백질과 식이섬유 섭취가 가능해 식단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CJ제일제당은 웰니스 카테고리 대형화 등을 통한 ‘햇반의 집밥화’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햇반으로 글로벌 상품밥·냉동밥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햇반 백미’를 ‘bibigo Sticky Rice(찰진 밥)’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냉동밥 판매도 크게 늘어 2017년 7개국이었던 수출 국가는 대만, 베트남 등 17곳으로 늘어났다. 향후 CJ제일제당은 주요 국가 메인스트림(Mainstream) 유통채널에 냉동밥 제품 입점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든 햇반을 먹는 것이 자연스러운 라이프 트렌드가 됐다”면서 “‘국민 상품밥’ 브랜드로 자리잡은 햇반은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의 식탁에까지 오르는 제품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