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 사고비중 20%로 급증…로보택시 대안"

경제

이데일리,

2025년 6월 08일, 오후 05:10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사고건수 비중이 20%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운전면허 자진 반납률이 2.2%에 그치는 가운데, 로보택시 같은 운전자 개입이 기술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보험연구원의 김해식 연구위원은 8일 ‘고령자 운전:기술 변화와 보험제도’ 보고서에서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중 고령자(65세 이상) 비중이 2015년 7.6%에서 2024년 14.9%로 급증했으며 이들에 의한 사고 건수 비중도 2015년 6.8%에서 2023년 20%로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사진=로이터)
특히 “면허 소지자 100명당 연령대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고령운전자가 20대 이하 운전자 다음으로 많다”면서 “고령 운전자의 사고 건수가 증가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나머지 연령대는 감소 추세”라고 지적했다.

경찰청은 고령자 운전면허 갱신주기를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적성검사도 강화 중이다. 또 지방자치단체는 65∼7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운전면허 반납을 권고하고 있지만, 지난해 반납률은 2.2% 수준에 그쳤다.

연구원은 지난해 7월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상대로 실시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6.5%는 고령자 운전자 안전대책으로 안전장치 의무화를, 23.0%는 면허반납 시 보상과 혜택 강화, 19.9%는 신체·인지기능 검사강화를 꼽았다. 면허 관리 강화보다 기술적·인지적 대책을 선호한다는 뜻이다. 면허 반납률이 기대에 못 미치는 건 면허 반납 후에도 고령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대체교통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에서 등장한 운전자 개입 없는 로보택시가 도입되면 고령자의 운전면허 관리와 고령자 이동권 보장 간의 불균형이 가까운 미래에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로보택시가 단순한 무인택시를 넘어 자가용의 기능을 대체하는 이동 수단으로서 고령자의 단독 이동도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내다봤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은 로보택시가 2030년 이전에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 연구위원은 “자율주행 환경에서는 차량 소유자와 운행 주체가 분리되기 때문에 현행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체계로는 신속하고 공정한 피해 회복이 어렵다”며 “보험 제도의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운전하지 않는 고령자에게는 로보택시를 포함한 공공 투자를 통해 이동 접근성을 보장하고, 공공 보험으로 이동 위험을 분산하며, 책임 연계 법제를 마련해 자율주행 이동 수단의 사회적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로보택시 이용 중에 고령자가 겪는 위험은 사회가 지원하는 방향으로 보험을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