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지 오리온 마케팅팀 차장이 '알맹이' 젤리를 들고 있다.(오리온 제공)
'알맹이 젤리'라는 제품명은 통상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궈즈궈신'(果滋果心), 베트남에서는 '붐타크'(Boom Thạch), 러시아에선 '젤리보이'(JellyBoy)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김 차장에게 오리온의 알맹이 젤리가 명실상부 '글로벌 젤리'로 자리 잡을 수 있던 배경을 들었다.
젤리 시장은 매달 신제품이 출시될 만큼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한다. 한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이미 품질과 다양성을 갖춘 젤리가 많이 출시됐고 '하리보', '트롤리' 등 브랜드가 선점하고 있어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손꼽힌다.
'젤리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김 차장은 "순간적인 소비 트렌드로 빠르게 유행이 지는 경우가 많아 지속될 수 있는 트렌드인지 고민하며 제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마이구미, 왕꿈틀이로 젤리 시장을 개척한 오리온이지만, 이번에는 "단순한 맛이 아니라 젤리의 식감을 새롭게 제안하겠다"는 콘셉트에서 출발했다.
출발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뒀다. 김 차장은 "차별화된 콘셉트와 제품력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이 꼽은 핵심은 '식감'이다. 그는 "수백 번의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과즙과 수분 함량을 찾았다"며 "오리온 글로벌 연구소의 기술력을 집약해 실제 과일처럼 껍질을 벗겨 먹을 수 있는 '이중 식감의 까먹는 젤리'"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디자인에도 많은 고민이 녹아들었다. "패키지와 디자인에서도 소비자들이 한눈에 제품 콘셉트를 이해할 수 있도록 '과일의 신선함'과 '실제 과일 속살 같은 젤리'라는 차별점을 강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열린 '알맹이네 과일가게 시즌2' 팝업스토어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알맹이' 젤리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오리온 제공)
"광장시장 팝업스토어 기억에 남아…외국인 관광객으로 인산인해"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로는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열린 팝업스토어 '알맹이네 과일가게 시즌2'를 꼽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인 광장시장에서 전통시장을 경험하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를 겨냥했다.
김 차장은 "처음 알맹이를 접한 외국인들이 젤리의 실감 나는 모양과 과일 속살 같은 이중 식감을 직접 경험하고는 '한국 여행 오면 꼭 사 가야 하는 간식'이라며 SNS에 인증사진을 올렸다"며 "팝업스토어가 인산인해를 이루던 장면은 지금도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광장시장 팝업스토어에는 매일 1000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그중 약 70%가 외국인이었다.
수출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미국, 유럽, 동남아 바이어들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하리보 같은 하드젤리 중심 시장에서 '부드럽고 실감 나는 과일 식감'이 차별화 포인트로 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소비자들에게 알맹이가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알맹이는 단순한 젤리가 아니라, 우리가 만든 기술력과 디테일로 완성된 'K-젤리'다. 한국의 젤리 문화가 이렇게 섬세하다는 걸 알리고 싶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