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장거리 전략' 먹혔다…"대형사 못잖게 탈 만 하네"

경제

이데일리,

2025년 6월 09일, 오후 07:08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미국·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도전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소도시에 집중하던 LCC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대형항공사(FSC)와 손님 모시기 경쟁에서도 안 밀리는 양상이다.

에어프레미아 항공기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취항 1주년을 맞은 에어프레미아는 여객 약 8만9000여명을 수송한 것으로 집계됐다. 취항 1년 만에 해당 노선 점유율 10.5%를 나타냈다. 에어프레미아는 뉴욕, 스페인 바르셀로나뿐만 아니라 오는 7월엔 하와이 호놀룰루 노선도 띄운다.

지난 2022년 12월 인천-시드니 노선을 시작한 티웨이항공(091810)은 2년간 해당 노선에서 21만5000여명을 실어 날랐다. 탑승률은 평균 90%로 티웨이항공의 다른 노선보다 높다. 오는 7월엔 캐나다 밴쿠버에도 취항, 창사 후 첫 북미 노선에 진출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0월 말 취항한 인천-발리 노선에서 4만8000여명을 수송했다. 제주항공의 취항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점하던 인천-발리 노선 여객 수는 지난해 43만7396명으로 전년 대비 49% 늘어났다.


LCC들이 중장거리 노선에선 가성비와 함께 프리미엄으로 차별화 효과를 낸 게 주효했다. 이달 현재 인천-발리 왕복 항공권의 경우 제주항공은 70만원대 중반으로 대한항공(106만원)보다 30% 저렴하다.

FSC의 이코노미석보다는 비싸지만 비즈니스석보단 저렴한 좌석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전략도 먹혔다. 에어프레미아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간격은 107~120㎝로, 아시아나항공 이코노미석 간격(83~86㎝)보다 넓다.

다만 대부분 LCC는 장거리 노선 운행이 가능한 중대형 항공기 보유 대수가 적어 지연이 잦은 점은 문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세계 항공기 공급난으로 인해 주문해 놓은 항공기 인도가 늦어지고 있다”며 “항공편 지연에 따른 소비자 불편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 문제는 한동안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