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개정안 속도에…금융지주 밸류업 정책 탄력

경제

이데일리,

2025년 6월 09일, 오후 07:05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이르면 이달 12일 상법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지주의 기업가치제고(밸류업) 정책도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한국 대통령 최초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상법 개정을 공약한 만큼 금융지주가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고 있어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12일 본회의에 상법개정안을 상정해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법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일명 ‘3% 룰’도 포함했다.

상법개정안은 이 대통령이 강조한 ‘코스피 5000’을 실현하기 위한 대표적인 조치다. 이 대통령의 의지도 크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상법개정안과 관련 “(취임 후) 2~3주 안에 처리하겠다”며 “국회에서 이미 한 번 통과했으니 좀 더 보완해서 세게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버딘 인베스트먼트, 프랭클린 템플턴 등 글로번 펀드는 최근 한국 주식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애버딘 인베스트먼트 부사장 프룩사 이암통통은 “우리는 변화의 초기 징후를 보기 시작했다”며 “정부와 기업의 공동 노력이 한국 자본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주주 가치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증시 문화를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상법개정안이 재벌 가족에 의해 좌우되는 한국 기업의 고질적인 병폐를 차단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 금융지주 회장이 잇달아 해외 IR을 나서면서 밸류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상황에서 정책적 효과까지 추가되면서 효과는 배가 되고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해부터 해외 IR행사에 직접 참석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밸류업 정책의 진정성을 설파했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도 지난 4월 영국, 독일, 폴란드 등에서 IR을 진행했고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2월 인터뷰 영상을 통해 밸류업을 강조했다. 임종룡 우리금 회장 역시 인도네시아, 홍콩을 방문해 밸류업 정책을 소개했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종가기준 KB금융은 9.8%, 신한금융 6.1%, 하나금융 5%, 우리금융 6.4% 상승했다.

아울러 새 정부 출범 이후 하향 안정세에 접어든 환율도 금융지주 밸류업 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2·3 비상계엄 이후 매매기준율 기준 1471.50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일 1362.70원까지 하락했다. 약 110원가량 떨어졌다. 환율의 하향 흐름은 외화자산 환산액이 감소해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든다. 또한 주주환원의 기반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 비율도 개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법개정안의 대표적인 수혜주를 금융주가 꼽히면서 주가가 연일 치솟고 있다”며 “환율 안정세까지 더해져서 주주환원 확대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