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양식품의 엄청난 ‘체급 성장’을 보면서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가 떠올랐다. 백종원 대표가 돌파구로 삼아야 할 길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더본코리아 위기의 본질은 상장 전후로 뚜렷한 성장 모멘텀을 보여주지 못한 데 있다. 국내는 저출산으로 ‘먹을 입’이 줄어드는 데다 요식업 경쟁 압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 회전문식의 가맹점 늘리기만 반복한다면 점주와의 상생은 물론 주주 가치 향상도 요원하다. 식자재 유통업인 국내 프랜차이즈는 본점(주주)과 가맹점 이해관계가 구조적으로 상충된다.
잇단 악재 속에 최근 더본코리아의 추가 해외 진출 임박 소식이 들려온 것은 반가운 일이다. 더본코리아는 내달 독일의 대형 유통업체 ‘글로부스(Globus)’ 푸드코트에 비빔밥 브랜드를 내놓는다. 더본코리아가 개발한 비빔밥이 수출될 핵심 소스와 함께 버무려져 아시아요리 코너에서 판매된다. 글로부스는 현지 유통업계 3위 기업이다. 식품 중심 매장 기준으로 독일 현지(60개)는 물론이고 체코, 러시아 등까지 총 170개 매장이 있다. 더본코리아는 이번 시도에서 반응이 좋으면 글로부스 나머지 매장에 이어 유럽 지역으로 브랜드를 확대할 계획이다.
주목되는 점은 첫 번째 더본코리아 비빔밥 브랜드가 둥지를 튼 지역(St. Wendel)이 글로부스 본사 지역이라는 점이다. 본사 차원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대목으로 향후 사업 추진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K푸드 관심이 큰 상황도 좋은 기류다. 지난해 더본코리아 매출 4642억원 중 해외 매출은 3%가 채 안 되지만 해외에서 실마리를 찾으면 상방이 크게 열려 있다는 얘기도 된다.
장기적으로는 더본코리아도 가맹사업 매출 구조를 로열티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지난해 더본코리아는 유통마진 매출이 가맹사업에서 84%를 차지했다. 해외 프랜차이즈가 로열티 모델을 갖는 것과 다르다. 로열티 기반에선 점주 수익 증대→본점 수익 증대→주주 이익으로 연결된다.
불닭볶음면도 초기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맵다’는 혹평을 받았다. 더본코리아는 현재 위기를 해외 사업을 확대하기 이전에 겪어야 하는 ‘예방주사 맞기’로 삼아야 한다. 독일로 날아간 백종원 대표가 어떤 출구를 만들어 낼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