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완수 웹케시그룹 부회장이 10일 열린 '웹케시 금융 AI 에이전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김형준 기자
1999년 창업해 B2B(기업간거래) 핀테크 1세대 기업으로 꼽히는 웹케시(053580)가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AI 에이전트가 나 대신 금융 업무를 보는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발표했다.
웹케시는 이르면 올해 안에 그룹이 보유한 경리나라, 브랜치, 인하우스뱅크 등 30여 개의 B2B 핀테크 솔루션에 모두 AI 에이전트를 접목하고 은행, 기업, 공공 섹터에서 모객을 시작할 방침이다.
"이용자는 지시만, 금융은 AI 에이전트가"
10일 웹케시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웹케시 금융 AI 에이전트'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에이전트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포했다. 웹케시는 소상공인부터 중소·중견기업, 대기업, 공공기관 등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자금관리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윤완수 웹케시그룹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앞선 두 번의 금융 혁신은 '어디서' 금융을 하느냐는 내용의 '채널' 혁신이었다면 세번째 혁신은 '누가' 금융을 하느냐는 '주체'의 혁신"이라며 "현재 우리가 직접 하는 금융 업무를 앞으론 AI 에이전트가 하는 것이 AI 혁신의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라고 밝혔다.
기존 기업들의 금융 업무는 인터넷, 스마트폰 속 수많은 화면과 메뉴들에서 담당자가 일일이 버튼을 눌러 원하는 결과를 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를 화면 없이 언어로 가능하게 한다는 게 웹케시의 구상이다.
윤 부회장은 "기존에는 화면에 구성해 둔 메뉴에 있는 기능만을 이용할 수 있었다면 생성형 AI 기반의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화면이 없는 만큼 보다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기존 뱅킹 시스템에서 자산관리 담당자는 간단한 입출금 기록은 확인할 수 있지만 특정인과의 거래 내역 등 이용자가 원하는 맞춤형 정보는 일일이 선별해야 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를 이용해 말로 정보를 요청하면 원하는 정보 값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2024년 웹케시는 이러한 AI 에이전트의 기본이 되는 제품인 AI CFO를 공개한 바 있다. AI CFO는 자연어 처리 방식을 채택해 음성 또는 텍스트로 계좌 조회, 자금 관리 등을 돕는 플랫폼이다.

윤완수 웹케시그룹 부회장이 10일 열린 '웹케시 금융 AI 에이전트' 기자간담회에서 AI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웹케시 제공)
AI 신제품 6월 시범오픈…은행·기업들 '노크'
웹케시는 현재 그룹사가 운영하고 있는 30여 개의 B2B 핀테크 솔루션에 모두 AI 에이전트를 접목할 계획이다.
윤 부회장은 "웹케시는 가능하면 올해, 시간이 걸린다면 내년까지는 모든 솔루션을 AI 전환할 것"이라며 "현재 AI 모형을 연구를 통해 고도화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웹케시의 AI 전환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가장 먼저 대·중견기업을 위한 자금관리서비스(CMS) '브랜치'에 AI를 탑재한 '브랜치Q'를 이달 내 시범 오픈한다. 오는 8월이면 정식 고객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을 위한 CMS 'AI 경리나라', 공공기관을 위한 뱅킹 시스템 'AI 인하우스뱅크' 등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지역화폐 결제 시스템인 '비플페이'에도 AI를 접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웹케시는 신사업인 AI 경영정보시스템(MIS)에도 발을 내디딜 계획이다. 윤 부회장은 "기업(은행) 내 평가, 실적관리, 전략 보고서 분석 등 작업을 AI 에이전트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AI CMS 배포를 위해 은행, 기업들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산술적으로 본다면 AI 전환을 통해 '업세일링'을 하면 (웹케시의) 매출은 향후 50~100%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스마트 금융혁신 거친 웹케시…조직도 'AI화'
웹케시는 '핀테크'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지난 1999년 1호 핀테크 업체로 설립됐다. 웹 기반 현금지급기(ATM), 가상계좌 서비스, 기업 인터넷뱅킹 시스템 등을 만든 최초의 기업이다. 금융, 자금관리 서비스 분야의 선두격 기업으로서 웹케시는 앞선 두 차례의 금융 혁신을 모두 경험했다.
AI를 금융과 접목하는 작업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금융 분야의 AI 전환 또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윤 부회장은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을 시작할 때도 지금과 같은 도전을 받았다"며 "당시에도 창구 직원이 사라질지 예상하지 못했다. 길게 10년이면 금융 업무는 AI가 무조건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웹케시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이를 위한 내부 조직도 AI를 중심으로 대폭 개편했다. 현재 30명이 근무하는 AI 센터 인력을 100명으로 늘리고 AI 에이전트 시스템에 화면이 필요하지 않는 만큼 대다수의 디자이너, 퍼블리싱 인력들은 재교육 등을 통해 AI 상품 부서로 편입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
강원주 웹케시 대표는 "디자이너와 퍼블리셔들은 오는 7월까지 상품팀으로 소속을 변경하기로 했다"며 "AI 전환으로 할 일이 줄어드는 만큼 상품팀에서 이들이 알고 있는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이용해 제품을 개발하자고 설득해 이뤄진 결정"이라고 전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