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경기 부양책 시급하지만 과도하면 부작용"

경제

뉴스1,

2025년 6월 12일, 오전 10:4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현 상황에서 경기 회복을 위한 부양책이 시급한 것이 분명하지만, 급하다고 경기 부양책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사후적으로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제75주년 기념사에서 "성장 잠재력의 지속적 하락을 막고 경기 변동에 강건한 경제 구조를 구축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며 구조개혁 없는 단기 부양의 위험을 경고했다.

이어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추면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지난 3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간 약 7% 상승했고,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손쉽게 경기를 부양하려고 부동산 과잉 투자를 용인해 온 과거의 관행을 떨쳐내야 한다"고도 했다.


외환시장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최근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따라 내외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고 무역 협상 결과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커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예금토큰을 시범 운용 중인 프로젝트 한강과 관련해선 "기관용 CBDC와 예금토큰에 기반한 미래 디지털 화폐 인프라를 시범 구축하고 실제 환경에서 테스트하고 있다"며 "올해 말 예정된 후속 테스트를 통해 예금토큰의 편익을 점검하고, 상용화 단계로 추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선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은 핀테크 산업의 혁신에 기여하면서도 법정화폐의 대체 기능이 있는 만큼, 안정성과 유용성을 갖추는 동시에 외환시장 규제를 우회하지 않도록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자체 AI 시스템 개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국내 업체가 구축한 '소버린(Sovereign) AI'를 기반으로 한은에 특화된 AI를 올해 하반기 도입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