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롯데百 대표 “백화점 구조 전환기…경험·VIP 전략 강화”

경제

이데일리,

2025년 6월 12일, 오전 10:53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전통적인 리테일 구조를 넘어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지금은 오프라인 유통의 다음 챕터를 열어야 할 시점입니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12일 ‘WDSS 2025’(IGDS 월드 백화점 서밋) 둘째 날 세션에서 ‘K 리테일 및 K 경영’ 연사로 나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12일 ‘WDSS 2025’(IGDS 월드 백화점 서밋) 둘째 날 세션에서 K리테일 혁신 전략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대륙간백화점협회(IGDS)와 롯데백화점이 공동 개최한 이번 서밋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려 세계 주요 백화점과 유통기업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정 대표는 이날 ‘K 리테일 및 K 경영’ 세션의 첫 연사로 나서, 한국 백화점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짚으며 롯데백화점의 리테일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은 인구나 시장 규모에서 일본보다 작지만, 최근 10년간 평균 2.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고 했다. 국내 리테일 시장에서 백화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73%로, 쇼핑몰 비중이 66%에 달하는 일본과 대조를 이룬다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코로나 이후 한국 리테일 시장은 급격한 전환기를 맞았다”며 “2021~2023년 사이 백화점과 쇼핑몰이 모두 고성장을 기록했으며, 특히 백화점은 엔데믹 이후에도 2030세대의 유입이 뚜렷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화점의 진화를 위한 네 가지 전략축도 제시했다. △서울 등 핵심 도시 중심의 투자 강화 △카테고리 다변화(뷰티·아동·전자 등) △고객 충성도 기반 확대 △디지털 전환의 전방위 적용이 핵심이다. 특히 VIP 고객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 큐레이션 이벤트, ESG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며 “리테일의 감성과 기술을 함께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운영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팝업스토어는 젊은 세대를 연결하는 가장 유효한 수단”이라며, 지난해에만 31개 럭셔리 브랜드와 46개 패션 브랜드의 팝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열린 포켓몬 팝업은 25일간 400만명 이상을 끌어모았고, 롯데 잠실점의 방문 고객 수는 2019년 대비 28% 늘었다”고 덧붙였다.

VIP 서비스 역시 롯데의 핵심 전략 중 하나다. 그는 “백화점 VIP 고객이 전체 매출의 62%를 차지한다”며, 맞춤형 환대, 전용 라운지, 프라이빗 행사, 골프·예술 이벤트 등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소비 여력이 높은 고객층과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리테일의 미래”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발표 말미에는 조직 문화의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롯데는 이제 ‘탑다운’ 방식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리더 중심 구조로 전환했다”며 “여성 임원 비중 역시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리더십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WDSS(World Department Store Summit)는 대륙간백화점협회(IGDS)가 주관하고 롯데백화점이 공동 개최한 글로벌 유통 포럼이다. 세계 각국 유통기업 CEO와 리더들이 2년마다 모여 리테일 산업의 미래와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 16회를 맞은 WDSS 2025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렸다. 총 300여 명의 글로벌 유통 관계자들이 참석해 K리테일의 확장성과 혁신 가능성에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