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한미 협상을 위한 총력 대응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여한구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이 지난 4월9일 서울 KG타워 이데일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달 4일 새 정부가 들어선 데 이어 이날 여 신임 본부장이 취임한 만큼 한·미 관세협상도 본격화한다. 여 본부장은 “우리 측 실무 수석대표를 현 국장급(장성길 통상정책국장)에서 1급(실장급)으로 격상하겠다”며 “민주적 정당성과 맨데이트(mandate·권한)을 확보한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반영해 한·미간 통상장관급 ‘셔틀 협상’도 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적 결과 도출이라는 협상 목표도 제시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미국을 필요로 하는 만큼 미국도 대한민국을 필요로 한다”며 “향후 5년 동안 한·미간 상호 호혜적 산업·통상·투자 협력의 구조적 틀을 새로이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자유무역주의에 기반을 둔 지난 30년간의 글로벌 통상질서의 판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1993년 산업부에 합류해 통상 부문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이후 공직에서 물러나 2년여간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서 일하며 미국 내 변화를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그는 “자유무역협정(FTA) 황금기의 출발점인 30여년 전 공직을 시작해 커리어를 쌓아 왔는데, 지난 2년여간 그 판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변곡점을 체험했다”며 “몇 년 사이에 없어질 성격이 아닌 거대한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바이오, 자동차, 에너지전환 등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특단의 산업정책과 통상 정책이 시너지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본부 구성원 하나하나가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워싱턴에서 바라본 대한민국은 세계가 경이로워하는 제조업과 첨단 기술, 매력적인 문화를 가진 G7(주요 7개국) 수준의 나라”라며 “이런 대한민국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수출입국·산업강국을 만들어 온 여러분의 ‘상공부 DNA’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