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에 고삐 풀린 DDR4 16% 급등, 일부 DDR5 '역전'

경제

뉴스1,

2025년 6월 12일, 오전 11:46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DDR4 모듈 제품 모습. (삼성전자 제공) 2020.3.25/뉴스1



PC 등에 사용되는 범용 D램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일부 제품의 현물 가격이 최신 제품인 DDR5 가격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등 3대 메모리 기업이 DDR4 생산을 감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4~10일 DDR4 현물 가격은 제품별로 4~16% 오르면서 DDR5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고, 일부 제품은 DDR5 가격을 넘었다.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제품(DDR4 8Gb(기가바이트) 1Gx8)의 가격은 전주 대비 15.9% 오른 3.17달러에 거래됐다.

메모리 현물 가격은 대리점과 소비자 간 소규모 거래에서 형성되는 가격으로, 기업 간 대규모 거래에서 책정되는 고정거래 가격과는 성격이 다르다. 현물 가격은 현재의 수급 상황과 미래 전망이 빠르게 반영돼 고정거래 가격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현물 가격뿐 아니라 고정거래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DDR4 공급 부족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대 메모리 기업은 DDR4 생산을 감축하고 생산 라인을 DDR5나 HBM으로 전환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DDR4와 LP(저전력)DDR4의 매출 비중을 지난해 30% 초반 수준에서 올해는 한 자릿수 수준으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DDR4·LPDDR4 매출 비중을 지난해 20% 수준에서 올해 한 자릿수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고부가 제품인 DDR5의 점유율이 DDR4를 넘어설 만큼 보급이 확대됐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DDR5나 HBM 생산을 늘리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DDR4는 중국의 메모리 기업 CXMT가 공격적으로 물량을 찍어내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SK하이닉스와 비교해 HBM 매출 비중이 낮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실적이 부진한 요인이기도 하다.

3대 메모리 기업은 DDR4 단종 시점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올해 연말께 마지막 물량을 인도하고 이후에는 중국 CXMT가 DDR4 대부분을 공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3사가 각축전을 벌이는 HBM 시장에서는 현재 SK하이닉스가 5세대 HBM(HBM3E) 12단 공급을 주도하면서 앞서가고 있지만, 내년에는 6세대 HBM(HBM4) 공급이 본격화하면서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HBM4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고,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 11일 HBM4 샘플을 출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론·SK하이닉스보다 한 세대 앞선 D램(1c D램, 6세대 10나노급)을 채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양산을 목표로 한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