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WDSS 2025’(IGDS 월드 백화점 서밋)에서 ‘K뷰티의 두 번째 물결’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김 대표는 “K팝, K푸드와 함께 한국의 뷰티 산업 역시 글로벌 문화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며 “특히 지난해 한국 화장품은 세계 3위 수출국으로 부상하며, 미국·일본 등 전통 강국을 잇는 핵심 주자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K뷰티의 확장은 단순한 제품력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혁신적인 제품 개발 역량, 유통 채널의 유기적 연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활발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K뷰티의 경쟁력을 세 가지 축으로 정리했다. 슬리핑 마스크, 인삼 화장품 등 아모레퍼시픽의 초기 혁신 사례도 함께 언급했다.
이어 “한국에는 3000개 이상의 제조사가 존재하고, 올리브영 같은 전문 뷰티 리테일러와 다양한 이커머스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SNS에서 가장 활발히 다뤄지는 주제 중 하나가 뷰티일 만큼, 한국 소비자와 시장은 디지털 친화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K뷰티의 성장에는 과제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의 속도를 늦추는 순간 경쟁자들이 따라잡는다”며 “제품 소재, 사용법, 루틴 전반에서 새로운 시도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스킨케어에 집중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메이크업, 기기, 이너뷰티 등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K뷰티가 ‘가성비’로만 인식되면 장기적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프리미엄·럭셔리 부문으로 브랜드 위상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아모레는 설화수·헤라 등 대표 브랜드 중심의 고급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설화수는 한국 전통 원료를 바탕으로 만든 대표 브랜드로, 부스터 세럼은 10초당 1개씩 판매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며 “헤라는 현대적인 메이크업을 결합해 럭셔리 시장에 진입한 K뷰티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설화수 북촌 플래그십과 아모레 성수 등 체험형 공간도 함께 소개됐다.
해외 시장 확장 전략도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뿐 아니라 뉴욕, 파리, 홍콩, 방콕 등 전 세계 주요 백화점 유통망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아모레의 매출 중 약 40%는 럭셔리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끝으로 김 대표는 “K뷰티는 이미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며 “아모레퍼시픽은 80년 혁신 유산을 기반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기술과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 K뷰티의 리더로서 먼저 도전하고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