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자, 해당 지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도 비상 대응 체계를 강화하며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이란 본토에 지점을 운영 중인 국내 은행은 한국수출입은행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수출입은행은 올해 초부터 중동 정세를 고려해 현지 주재원을 두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가운데 중동 지역에 진출한 곳은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총 3곳이다.
이 가운데 하나은행은 바레인 지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지점, 두바이 사무소 등 총 3곳을 운영 중이다. 현재 이들 지점과 사무소에는 한국 직원 8명과 현지 직원 26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추가적인 비상사태에 대비해 재택근무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다"며 "정부와 중앙은행의 지침, 주재국 대사관과의 핫라인을 통해 특이 사항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두바이와 바레인 지점 외에도 이란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다만 2020년 대이란 경제 제재가 본격화된 이후 한국 파견 주재원은 모두 철수한 상태다. 현재 사무소는 유지되고 있으나, 한국 인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두바이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지점장 등 총 10명이 근무 중이다. 다만 해당 지점은 이란과 지리적으로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편으로 파악됐다.
특수은행 일부도 중동지역에 지점과 사무소를 두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이란·사우디 지점, 두바이 사무소를, 산업은행은 아부다비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수출입은행은 안전상의 이유로 올해 초부터 이란 이점에 국내 주재원 및 현지 직원을 두고 있지 않은 상태다.
한편, 금융지주들은 전날 중동상황 관련 긴급회의를 열고 일제히 대응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를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비상 대응 체계 점검에도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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