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도 ESS 본격 개화'…돌파구 찾는 K배터리

경제

이데일리,

2025년 6월 23일, 오후 03:39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에 힘을 주고 있는 가운데, 새 정부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라 ESS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규모 사업 수주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사진=LG에너지솔루션)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는 최근 발간한 새 정부 성장정책 해설서 ‘대한민국 진짜 성장을 위한 전략’을 통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전력망의 유연성을 뒷받침하는 대규모 ESS가 필요하다며 배터리 ESS(BESS) 등 유연성 자원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ESS 시장은 아직까지 충분히 개화하지 못한 상황인데, 이같은 방향 아래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오는 2038년까지 40조원 규모의 ESS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력거래소는 지난달 말 540메가와트(MW)의 배터리 ESS를 전국에 도입하겠다며 사업 입찰 공고를 내기도 했다. 국내 첫 ‘조(兆) 단위’ ESS 프로젝트다. 다음달 중 우선협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현재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에 나서고 있다. 북미 ESS 시장은 전기차 캐즘 상황에서 주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대규모 양산에 돌입했다. 삼성SDI와 SK온도 ESS용 LFP 배터리를 내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글로벌 시장의 경우 LFP 배터리에서 가격 우위를 가지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중국 업체가 ESS 배터리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ESS 배터리 수요 중 68%를 CATL, 비야디(BYD), EVE 등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업계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서 대규모 양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에서 대규모 시장이 열리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정부 차원의 사업인 만큼 중국 기업들보다는 국내 업체들에 기회를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기존 주력으로 하는 파우치형 LFP를, 삼성SDI는 각형 LFP를 토대로 이번 입찰에 참여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장기적으로 미국 등 생산 공장의 라인 일부를 전환해 ESS용 LFP 배터리 생산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계 상황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ESS 수주가 한국 기업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배터리 3사는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