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없는 모습이 경쟁력…누구나 팬덤 만들어 성장할 수 있죠"

경제

이데일리,

2025년 6월 24일, 오전 06:05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과일가게에서 장사하는 모습을 꾸밈없이 그대로 방송하거나 배 위에서 직접 잡은 생선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직접 이것저것 옷을 입어보며 소통하기도 하죠. 누구나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고 라이브를 켜면 그 자체가 방송입니다. 소위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립 판매자들의 매력이죠.”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Grip)의 한창균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베이와 컬리, 야놀자 등에서 영업과 마케팅 경력을 쌓은 온라인 비즈니스 전문가로 ‘팬덤 기반의 관계형 플랫폼’인 그립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지난달 합류했다. 그립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고속성장을 기록했고 지난해 10월 말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을 돌파했다.

한창균 그립 CBO(사진=그립)
라이브방송을 통한 상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이 성행하고 있지만 그립은 말 그대로 꾸밈없는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플랫폼이다. 특별한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고 전문적으로 안보여도 ‘평범함’ 때문에 팬덤이 생기고 친근감이 생긴다. 그래서 판매자들은 평소처럼 매장에서 장사를 하면서 손님이 없는 시간대에는 틈틈이 소통하며 라이브 방송에 익숙해진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그립은 특히 이들에게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폐점 위기를 맞았던 소상공인들이 그립에 입점해 회생할 수 있었던 것처럼 그립이 새로운 돌파구로서의 창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그립은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의 소상공인 브랜드 육성사업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플랫폼 협업 교육 등에 참여하는 동시에 소상공인들을 위해 첫 30일 수수료 무료, 50시간 방송시 60일 수수료 무료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립의 특징 중 하나인 ‘플래시’ 기능은 온라인 판매와 라이브 방송을 어렵게 느끼는 판매자들을 위한 편의 기능이다.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다 화면 캡처 버튼을 누르면 즉시 상품이 등록돼 판매할 수 있는 기술로 그립의 핵심 특허다.

한 CBO는 “플래시 기능을 활용한 상품 판매가 전체 거래액의 80%를 차지한다”며 “그만큼 이 기능이 많은 판매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보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상세페이지 제작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한 CBO는 “상세페이지는 많은 소상공인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라며 “사진을 찍어 이미지와 정보를 편집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맡기다보면 기간과 비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본인의 얼굴을 보여주고 판매하면서 모든 것을 설명해주기 때문에 소비자들과 신뢰를 쌓을 수 있고 팬덤이 형성된다”고 덧붙였다.

서로 소통하며 매매가 이뤄지기에 재구매율이 높고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판매자와 소비자가 일대일로 직접 연락해 해결한다. 그립은 자체 고객센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고객 문의는 거의 없고 판매자들의 문의가 대부분이라는 게 한 CBO의 설명이다. 실제로 그립의 재구매율은 최고 27%에 달하며 반품률은 1% 미만을 기록 중이다.

플랫폼별 반품률(2024년 기준, 이미지=그립)
고객 충성도 데이터(이미지=그립)
그립 채널성장팀은 판매자들의 점진적 성장을 지원하는데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직영 농가에서 선별한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아낙네고깃간’은 입점 후 10개월 동안 거래액이 월 500만원 수준이었으나, 그립 채널성장팀의 방송 화면 구성과 이벤트 기획을 제안으로 ‘히든스타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뒤 지난해부터 월 판매액이 5000만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한 CBO는 “그립이 ‘누구나 판매할 수 있다’는 모토로 출발한 기업인 만큼 중고제품과 뷰티, 해외직구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수수료 인하 등의 대책도 준비중”이라고 했다. 이어 “무슨 일이든 꾸준히 해야 성과가 나오는 것처럼 그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