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써먼이 개발한 ‘에어 테크’. 플라스틱이나 동물성 충전재를 공기로 대체하는 기술이다. (사진=커버써먼)
대표 기술은 ‘에어 테크’다. 플라스틱이나 동물성 충전재를 공기로 대체하는 게 골자다. 보온성은 물론 경량성, 내구성까지 확보해 친환경과 효율성을 높였다. 해당 기술은 유럽 명품 B브랜드는 물론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PAF), 데상트코리아, K2, 네파, 코오롱 엘텍스 등 국내외 브랜드에도 공급 중이다.
커버써먼은 발열 원단, 전도성 단추를 활용해 세탁이 가능한 발열 기능성 제품, 자외선에 반응해 색이 변하는 기술 등 다양한 기능성 섬유 기술을 R&D하고 있다. 현재 자체 브랜드 키크도 신세계면세점 등에 입점해 있다. 커버써먼은 올 하반기 설립할 자체 공장을 통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고객사별 기능성 맞춤 서비스로 폭넓은 공급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리비저너리도 커버써먼과 비슷한 기술 기반 패션 스타트업으로, 친환경 소재를 내세운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폐플라스틱 등 재활용 소재로 만든 섬유를 활용, 친환경 워크웨어(근무복) 등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최근엔 고객사의 친환경 제품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 소재 개발부터 디자인, 샘플링, 공장 섭외, 생산 등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도 출시했다.
대형 패션업체 중에선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 부문(코오롱FnC)이 2012년 론칭한 ‘래코드’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래코드는 재고 의류, 산업용 원단, 군용품 등 다양한 소재를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친환경 패션 브랜드다. 현재 국내 대기업 중 업사이클링 패션을 전개하는 곳은 많지 않다. 친환경 패션에 대한 소비자 관심 유도를 위해 오는 8월1일까지 ‘리콜렉티브 머터리얼즈’라는 전시도 열고 있다.
글로벌에선 제조·유통 일괄(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폐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한 재생 폴리에스터 원단을 ‘드라이-EX 폴로셔츠’, ‘플러비 얀 후리즈’ 등에 사용하고 있고, 자라도 미국 폐섬유 재활용 업체 설크와 협업해 섬유 폐기물에서 셀룰로스 성분을 재생한 소재를 도입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패션업계는 그간 친환경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산업으로 꼽혀왔다. 최신 유행을 빠르게 반영해 대량 생산·유통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어서 매년 팔리지 않은 수백만벌 이상의 의류가 매립 또는 소각되기 때문이다. 소재 역시 저렴하고 내구성 높은 합성섬유에 의존하는 것도 한 이유다. 폴리에스터만 해도 전체 의류 소재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생산 과정에서 대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하지만 최근엔 변화의 바람이 부는 모양새다. 달라진 소비자들의 인식과 패션 트렌드가 이를 이끌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가치 소비와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그린슈머’가 확산하면서 지속가능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예컨대 지난해 7월 유럽연합(EU)에서 발효된 ‘에코디자인 규정’(ESPR·친환경 설계 요건 강화) 같은 각국의 친환경 규제 강화도 패션업체들의 변화를 이끄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