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환율우대에 파워 유투버 모셨더니 “대박났다”

경제

이데일리,

2025년 6월 25일, 오후 11:37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은행이 ‘K컬처’ 전방에 있는 유튜버과 협업을 강화하는 한편 전용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MZ세대에 영향력이 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고객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메타·구글 등에서 외화로 수익금을 받는 크레에이터 특성상 외환거래가 빈번해 외환 고객으로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인터넷전문은행은 유튜버와 접촉면을 넓히며 관련 상품·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케이뱅크는 구독자 281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침착맨과 협업해 ‘ONE 체크카드’ 특별 에디션을 출시했다. 침착맨 콘텐츠에 케이뱅크 직원이 직접 출연해 ONE체크카드를 홍보하고 시청자 참여 투표로 카드 디자인도 선정했다. 케이뱅크는 침착맨의 대표 어록과 캐릭터, 작품을 살린 체크카드 6종을 준비한 후 10만명이 넘게 참여한 고객 투표를 통해 3종을 출시했다. 침착맨이 직접 그린 이미지와 친필 문구, 대표 캐릭터 등을 카드 디자인에 활용했고 카드설명서 또한 침착맨 친필로 디자인했다. 지난 4일 출시 후 7영업일 만에 1만 4000좌 이상이 신규 발급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카카오뱅크는 약 1200만명 모임통장 고객을 위한 이벤트에서 크리에이터를 초청하는 식으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트레이닝 모임에 유튜브 크리에이터 심으뜸을 초청해 내달 중 원데이 레슨을 제공한다. 유명 유튜버 초청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이벤트를 홍보하는 효과도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크리에이터를 외환거래 신규 고객군으로 설정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크리에이터는 메타·구글 등 글로벌 회사에서 광고비 등을 외화로 송금받는다. 매출이 늘어나면서 유튜버가 해외에서 받는 외화송금 규모도 커졌다. 올해 1월 국세청이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창작 수입은 2019년 1011억원에서 2023년 1조 7861억원으로 급증했다. 수입 상위 1%의 총수입은 3271억원으로 1인당 평균 13억 2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1인 미디어 창작수로 수입을 신고한 인원은 2019년 1327명에서 2023년 2만 4797명으로 약 19배 증가했다.

시장이 커지자 시중은행은 선제 대응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외화 요구불계좌(입출금통장)를 보유한 고객이 ‘KB 크리에이터 우대서비스’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르면 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외화계좌 5만 달러 이하 입금 시 해외에서의 송금(타발송금)을 자동 입금해준다. 입금 후 KB스타뱅킹을 통해 출금하면 한 달 1만 달러 범위에서 환율 100% 우대를 적용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문화 확산에 따라 유튜브 앱 제작인구(크리에이터)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디지털 크리에이터 대상 우대혜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상품을 출시해 가입을 유도하기보다 외화 요구불계좌 고객이 ‘KB 크리에이터 우대서비스’에 가입하면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설계 중이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크리에이터 플러스’ 해외송금 자동입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외에서 보내온 돈을 받을 때 수수료 1만원을 면제하고 월 1만 달러 한도 내에서 환율 90% 우대 혜택을 준다. 타발송금이 1만 달러 이상이라도 비대면 환전 시 환율 50% 우대 서비스를 횟수 제한 없이 제공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 외환거래가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크리에이터 고객의 송금 비중이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새로운 고객층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고객의 수요를 맞추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특화 상품·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