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兆대 영업익 '뚝'…"하반기는 달라질 것"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06일, 오후 09:01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6조원을 밑도는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스템LSI 등 반도체 사업 부진의 여파다. 삼성전자 내부는 2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부터 치고 올라가야 한다는 절박한 기류가 감지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8일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다. 당초 시장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6조원 초중반대였으나, 최근 갈수록 하향 추세다. 키움증권(5조6700억원), 하나증권(5조8000억원) 등 5조원 중후반대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2분기(10조4400억원)와 비교하면 큰 폭 감소한 수준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반도체 때문이다. 올해 2분기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원 안팎 정도로 형성돼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조4500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3분의 1토막이 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이 ‘큰 손’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게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납품에 성공한 AMD, 브로드컴 등은 중요한 고객사이지만, 엔비디아를 뚫는 게 핵심이라는 관측이 대다수다. 게다가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2분기가 바닥일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힘을 받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체로 보면 2분기 때 실적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면서 3~4분기 분기별 DS부문 영업이익을 4조~5조원대로 점쳤다. 2조~3조원대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뜻이다.

전영현 부회장이 DS부문장 취임 1년여간 시도한 체질 개선이 실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가 그 기저에 있다. 최첨단 반도체인 10나노 6세대 D램(1c D램)의 양산 승인(PRA)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 1c D램은 삼성전자가 승부를 걸 6세대 HBM4의 코어다이로 쓰인다. 경쟁사들은 HBM4에 10나노 5세대 D램(1b D램)을 주로 쓰는데, 전 부회장은 한 세대 앞선 1c D램을 채택해 승부를 보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 기대작인 갤럭시 Z7 플립에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가 만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500’을 탑재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반도체업계 한 인사는 “삼성 스마트폰이 언제까지 퀄컴 AP에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이번 탑재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했다.

삼성 내부는 9일 공개하는 폴더블폰에 대한 기대 역시 높다. 반도체와 함께 양대 캐시카우인 스마트폰이 살아나야 호실적을 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해외에서 폴더블폰 판매를 늘려야 하는 게 삼성의 주요 과제”라며 “애플이 폴더블폰을 출시하면 시장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