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다초점렌즈 홈쇼핑 방송 중단…대안협·다비치 갈등 불씨 남아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07일, 오전 05:45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안경 프랜차이즈업체 다비치안경의 ‘누진다초점렌즈’ TV홈쇼핑 방송 논란이 일단락 됐지만 양측간 갈등의 불씨는 남았다. 특히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한안경사협회(대안협)가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와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비치안경은 지난 2023년부터 5만원 미만의 누진다초점렌즈를 TV홈쇼핑에서 판매했지만 대안협의 강력한 항의가 이어지면서 최근 CJ를 비롯한 GS·현대·롯데 등 주요 TV홈쇼핑 회사들은 다비치안경의 누진다초점렌즈 방송을 중단키로 했다.

◇대안협 “과장광고 혐의·영업권 침해 우려”

대안협은 누진다초점렌즈의 TV홈쇼핑 방송은 과장광고와 비윤리적인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형균 대한안경사협회 홍보부회장은 “다비치안경의 누진다초점렌즈 방송은 의료법상 ‘유인알선 금지 조항’을 위배할 소지가 있다”며 “홈쇼핑 판매를 보고 매장에 소비자들이 방문했을 때 해당 매장에서 방송에서 소개한 제품이 아닌 더 비싼 제품으로 판매를 유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경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이라고 협회측은 전했다. 방송에 나온 4만 9000원이라는 렌즈가격만을 보면 실제 판매중인 다양한 가격대의 누진다초점렌즈 가격에 대한 불신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다. 이 부회장은 “일반 안경점에서도 4만9000원에 누진다초점 렌즈를 판매할 수 있다. 현재도 다비치안경 체인에서 판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다비치안경 홈페이지에도 누진다초점렌즈가 4만 9000원부터 판매중이다. 마이다스엠은 개인맞춤 설계를 반영한 자체 제품으로 테두리 부분에 레이저로 ‘M’ 마크를 새겼다. 4만9000원의 CM제로부터 33만원의 마이핏9까지 다양한 옵션 중에서 선택 가능하다. 누진다초점렌즈는 정밀한 시 기능과 시력검사가 필수이므로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경우에도 매장 방문 후 제작이 이뤄진다.

작년 다비치안경의 누진다초점렌즈 CJ홈쇼핑 방영 당시 예고 이미지.(이미지=다비치안경 유튜브)
◇“현행법 위반없어…소비자선택권도 침해”

다비치안경은 대한안경사협회의 홈쇼핑 판매 중단 요구가 소비자의 선택권 제한이며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다비치안경 관계자는 “누진다초점렌즈 홈쇼핑 방영은 실제 제품 판매가 아닌 브랜드 홍보 차원”이라며 “방송 전에 현행법 위반이 아니라는 법적 자문을 모두 마쳤다”고 전했다. 이어 “1인 시위 등 대안협의 행위가 홈쇼핑에 압력을 행사해 방송을 중단시킨 것이다. 이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협회의 일방적인 방송 중단 요구는 마치 최근 다이소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기로 한 것에 대해 대한약사회가 반발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반문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이소의 건기식 판매와 관련해 대한약사회가 제약사에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법 제45조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약사회 역사상 최초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다비치안경의 마이다스M 누진다초점렌즈 판매 페이지.(사진=다비치안경)
◇소비자 선택권 침해 가능성…“다각도로 살펴봐야”

이번 논란과 관련해 소비자들은 안경 프랜차이즈 업계와 소상공인(대안협)간의 갈등으로 선택의 피해를 입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안양시에 거주하는 양 모(54)씨는 ““여러 개 안경을 사용하고 있는데 노안(老眼)이 오면서 일부 안경을 누진다초점렌즈로 바꾸고 있다”며 “렌즈 가격대별로 실내외에서 용도를 달리 사용하는 데 저렴한 제품을 판매하는 게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방송 내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황진주 인하대 소비자학과 겸임교수는 “일반적으로 수십만원에 이르는 누진다초점렌즈가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도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다. 소비자에게 가격적 혜택이 돌아가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구매 이후 피해가 발생했거나 소비자상담 등이 이뤄진 것이 없다면 대안협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제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홈쇼핑 방송에서 누진다초점렌즈가 만능인 것처럼 과장 광고를 했다면 문제일 수 있다”며 “여러가지 관점에서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