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골드러시, 전선 사업 수혜있을 것”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07일, 오전 06:05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19세기 미국 골드러시(금광 개발열풍) 때는 금을 캐는 사람들보다 청바지를 파는 사람들이 더 돈을 벌었습니다. 인공지능(AI) 골드러시 시대에는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회사가 돈을 벌 겁니다.”

전선·소재 제조기업 ‘메탈링크’의 홍승완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AI가 시대적 화두지만 국내에는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라며 “전력수요를 뒷받침하는 전선 시장은 향후 10년 이상 꾸준히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승완 메탈링크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세븐브릿지프라이빗에쿼티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메탈링크는 전신주 등 공중에서 설치하는 송전선인 가공송전선 전문 업체다. 특히 송전탑 등 설비는 그대로 두고 전선을 교체해 2배 이상 많은 전력을 송출하는 ‘증용량 전선’ 국산화에 성공해 이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다.

홍 대표는 산업 전반에서 전선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지난 2020년 11월 회사를 인수했다. 세븐브릿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였던 그가 추진한 첫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투자다. 그는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직접 메탈링크 대표직을 맡아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인수 당시 메탈링크의 영업손실은 19억원이었지만 1년 만에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19억원에서 338억원으로 증가했다. 2023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31억원, 41억원까지 치솟았다. 다만 지난해에는 신사업 투자로 인해 매출 443억원, 영업이익 13억원에 그쳤다.

홍 대표는 “작년에 투자를 많이 하면서 실적이 일시적으로 주춤했다”며 “올해는 신사업을 본격화 해 매출 700억~800억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이어 “지난 2월부터 전선의 기초소재인 알루미늄 로드(Rod)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면서 “전선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재료를 자체 수급하면서 내부에서는 원가절감을, 외부로도 판매가 가능해 매출 확대를 각각 기대하고 있다”며 “알루미늄 로드의 30~40%는 자체 소비하고 나머지는 해외시장에 판매해 수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북미와 아시아 지역으로 일부 수출을 시작했다”며 “관세 문제에 대응하고 중국산 저가 제품과 경쟁할 수 있도록 시장 안착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메탈링크는 알루미늄 로드를 기반으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점프업’(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도약 프로그램’ 참여기업으로 이름을 올리며 성장 사다리를 마련하는 데 힘을 싣게 됐다. 해당 프로그램은 유망 중소기업 100개사를 선정해 기업당 사업화 자금 7억 5000만원과 금융, 수출, 연구개발(R&D) 등 범부처 정책 사업을 3년간 패키지로 제공한다.

홍 대표는 “메탈링크는 기술력이 훌륭하지만 인력과 네트워크 수준은 한계가 있다”며 “특히 영업을 비롯해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도약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화에 많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는 2028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