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기업 넷제로 불가능…무탄소전력에 원전 포함해야"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14일, 오후 03:16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반도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탄소 감축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무탄소전력(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은 전력) 전력구매계약(PPA)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PPA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무탄소전력원은 재생에너지로 한정돼 있는데, 이를 원전까지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한경협)


한국경제인협회가 14일 내놓은 ‘PPA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 보고서를 보면, 에너지 소비가 많은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등 4대 산업을 중심으로 무탄소전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캠페인에 가입한 기업들의 평균 탄소중립(넷제로·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목표 연도인 오는 2042년에도, 4대 산업은 21.4TWh 상당의 무탄소전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4대 산업 전력수요 합계 소비량은 308.3TWh에 달하는데,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86.8TWh에 그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ASML 등 글로벌 기업들이 향후 10~15년 사이 탄소중립 달성을 천명하면서, 한국 기업들 역시 무탄소전력 사용과 탄소 감축을 강하게 요구 받고 있다.

문제는 재생에너지에만 의존하면 현실적으로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4대 산업의 무탄소전력 충당률은 2038년 81.6%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2038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연평균 8.7% 증가(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함에도 탄소중립에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PPA 범위를 확대해 이같은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게 한경협의 주장이다. 한경협 측은 “PPA를 통해 조달 가능한 무탄소전력원은 현재 재생에너지로 한정돼 있다”며 “여기에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을 포함시키면 무탄소전력 초과수요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5개년 평균 79.4% 수준인 원전의 이용률을 10%포인트 높이고 기존 원전을 PPA에 포함시킨다면, 2042년까지 4대 산업의 무탄소전력 초과수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경협은 설명했다.

실제 미국, 프랑스 등은 PPA에 기존 원전을 포함하고 있다. 기업들의 경영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전력원을 선택할 수 있어, 무탄소전력의 초과수요를 완화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국내 주력 산업들은 경영 위기와 함께 무탄소전력 사용 요구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무탄소전력을 수급할 수 있는 제도 환경이 시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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