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재난에 어획량도 감소…밥상 물가 잡으러 ‘수산테크’ 나선다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16일, 오전 06:05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올해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는 역대급 폭염이 농수산물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폭염 장기화와 같은 ‘기후 재난’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벤처캐피털(VC) 업계는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스타트업 기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지=챗GPT)
15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신선냉장 기준 고등어 평균 소비자가격은 이날 기준 한 마리에 4894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3669원) 대비 33.4% 올랐다. 수온이 올라가자 국민 반찬 고등어 어획량이 줄어들었고 이것이 고등어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올해 폭염 뿐만이 아니다. 심화하는 기후재난 탓에 어업 생산량은 꾸준히 영향을 받고 있다. 일례로 통계청의 ‘2024년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등어류 생산량은 13만 4800t으로 전년대비 17.4% 급감했다. 멸치, 갈치 등 국민이 즐겨 찾는 다른 어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메가플랜’은 국내 최초로 실내 양식장에서 횟감용 활고등어 산란 기술 개발에 성공해 업계 관심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양식 기술을 활용해 실내에서도 충분한 양의 고등어를 키워내는 게 핵심이다. 메가플랜은 광 인자를 제어해 산란 성공률을 높이는 기술, 수온 제어를 기반으로 연중 산란 또는 임의 시기의 산란을 가능케하는 기술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한 VC 대표는 “고등어는 성질이 급하고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실내 양식은 엄두도 못 냈던 어종 중 하나”라며 “실내 양식을 하면 기후변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다에서 포획하는 것과 달리 미세플라스틱 문제도 없어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푸드’ 열풍 덕에 김 육상 양식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김 육상 양식 시스템을 개발한 스타트업 ‘두번째바다’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팁스(TIPS)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앤틀러코리아, 더벤처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김 양식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고 시간대별 김 생장 단계를 측정하는 솔루션을 구축했다.

이외에도 새우 양식에 특화한 스마트 아쿠아팜 기술을 보유한 ‘에이디수산’, 해양 먹이생물인 모이나(수산양식에서 어린 물고기나 새우와 같은 유생들이 먹을 수 있는 살아 있는 작은 생물)를 대량생산해 초기 해양생물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바이오션’ 등 다양한 수산테크 스타트업들이 VC 선택을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물 생태계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수부는 해양수산분야의 딥테크 전환 및 관련 기업 육성을 위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 해양수산 분야 딥테크 기술개발에 총 302억 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실내양식 및 수산 관련 산업이 너무 파편화돼 있어 VC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VC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실내 양식 등 수산물 생산 관련 스타트업은 너무 조각조각 나뉘어 있어서 투자를 통해 기업규모를 키우기에는 힘이 들다”며 “농림축산식품부 펀드는 수산업 관련 투자가 어렵고 해수부가 조성한 펀드는 규모가 작다”고 애로사항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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