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 제공).
이마트(139480)가 초복을 맞아 '생닭'을 1마리에 1000원대에 판매하는 파격가를 선보였다. 이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참전하며 대형마트 간 가격 전쟁이 다시 불 붙었다.
지난해 9월 꽃게, 올해 3월 삼겹살에 이어 7월 치킨까지 전개된 대형마트 간 할인 경쟁은 점차 주기가 짧아지고 공격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업계에선 이마트가 다시 가격을 내릴지 여부에 벌써 관심을 모으는 분위기다.
이마트, 1000원대 생닭 '선전포고'…롯데, 홈플러스 '맞불'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17~20일까지 4일간 '국내산 무항생제 두마리 영계'를 행사카드 전액 결제시 정상가 대비 63% 할인한 3980원에 판매한다. 1마리로 환산 시 2000원이 채 안 되는 1990원이다.
이마트는 초복을 앞두고 해마다 생닭 시세가 큰 폭으로 오르는 만큼 6개월 전부터 물량 협의 등 기획을 진행하고 통상 한 달가량 소요되는 육계 성장 기간을 감안해 5월부터 닭 입식에 들어갔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삼중고에 내수 침체까지 겹친 현시점에서 대형마트가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며 "초복맞이 생닭으로 가격과 물량 모두 잡으며 이마트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마트가 파격적인 가격을 선제적으로 선언한 데 대해 생닭 가격 전쟁의 포문을 여는 '선전포고'라 해석한다. 실제로 이마트는 타 업체에서 더 저렴한 가격을 선보일 경우 가격을 재조정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 제공).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연이어 맞불을 놨다.
홈플러스는 '무항생제 영계 두마리 생닭'(500*2입/서귀포점 제외/1인 2봉 한정)을 마이홈플러스 멤버특가 43% 할인에 농할쿠폰 20% 할인을 더해 최대 63% 할인한 3663원에 최저가 판매한다. 1마리당 1831.5원으로 이마트보다 100원 넘게 저렴하다.
롯데마트는 17~18일까지 '하림 냉동 영계'(370g) 2만 마리를 행사카드로 결제 시 50% 할인한 1590원에 초특가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꽃게에 치킨까지…저마진에도 소비자 발길 붙잡는 '미끼상품'
마트 간 가격 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꽃게 금어기(6월 21일~8월 20일)가 끝난 직후 8월 21일,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가 일제히 꽃게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100g당 가격은 이마트 950원, 롯데마트 893원, 홈플러스 990으로 롯데마트가 가격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는데, 바로 3일 뒤인 24일, 이마트는 수도권 주요 점포에서의 가격을 880원으로 내리며 대응했다.
그러자 같은 달 29일 롯데마트는 871원, 이마트는 864원 등 10원 단위로 가격을 재조정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롯데마트가 오는 26일부터 통큰세일을 진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직원이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에서 통큰치킨과 주요 할인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4/뉴스1
가장 최근엔 '치킨전쟁'이 벌어졌다. 롯데마트에서 6월 26일부터 7월 2일까지 통큰치킨을 5000원에 선보이자 뒤이어 홈플러스가 7월 3~6일 당당 옛날통닭을 3990원에 내놨다.
이마트는 7월 4~6일까지 6480원이던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행사가 3480원으로 책정했다. 당초 가격은 4880원이었으나 가격 대응 차원에서 600원을 더 내렸다.
대형마트 3사간 벌어지는 '가격 전쟁'은 초저가에만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의 절박함에서 비롯된 공격적 마케팅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특가 행사 때마다 바이어들은 타사의 가격 동향에 무척 예민하다"고 전했다.
대형마트 3사의 '가격 전쟁' 대상 품목들은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는 일종의 미끼 상품이다. 해당 가격으로 남는 수익은 거의 없지만 홍보는 물론 집객 효과까지 매우 커 마트업계로선 최근과 같은 불경기에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해석도 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