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브 브라이스(Steve Brice) SC그룹 최고투자전략가(CIO)
SC그룹의 투자 접근법은 파운데이션(Foundation) 포트폴리오와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 아이디어로 구성했다. 파운데이션 포트폴리오는 마켓 사이클 전반에 걸쳐 주요 자산군에 분산 투자를 한다. 오퍼튜니스틱 아이디어는 더 선별적 범위의 자산에 투자한다.
SC그룹은 한국 투자자에게 전체 금융자산의 적게는 70%, 적정 수준으로는 90%의 비중을 파운데이션 포트폴리오에 기반을 두라고 조언하고자 한다. 이는 글로벌 다각화를 통해 이뤄진 포트폴리오가 투자를 더 안정적으로 만들고 다양한 기간에 걸쳐 양호한 성과를 실현할 확률을 높일 수 있어서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2015년 이후 글로벌 주식은 원화 기준 연 환산 약 11%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한국 주식은 5% 남짓 수익률에 그쳤다. 이를 복리로 환산해보면 1000만원을 글로벌 주식에 투자했을 때 10년 후엔 2798만원인데 한국 주식은 1644만원으로 격차를 보였다. 또한 글로벌 주식의 변동성은 한국 주식의 75%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 주식의 최대 낙폭은 글로벌 주식 대비 더 큰 경향을 보이며 코로나19 때를 제외하면 회복 속도도 훨씬 더디다.
주식 60%, 채권 40% 비중의 기본적인 포트폴리오 역시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한국 주식과 한국 채권으로만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살펴봤을 때 글로벌 포트폴리오가 8.4%, 한국 포트폴리오 3.9%로 성과 격차가 명확하게 나타났다. 한국 투자자에게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편향은 해외 투자 시 통화 위험 헤지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접근은 위험과 수익 측면의 성과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환 헤지에는 연 1.5~2.5% 수준의 비용이 들고 투자심리를 위축하는 변동성 국면에는 일반적으로 원화가 약세를 보인다. 주가 하락 시 원화도 함께 약세를 보이기 때문에 환 헤지를 하지 않으면 원화 기준으로 손실을 일부 완충할 수 있다. 반면 환 헤지를 하면 주가 하락이 고스란히 포트폴리오에 반영된다.
지금과 같이 시장의 컨센서스가 달러 약세 전망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는 환 헤지를 하고자 하는 유인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주식 투자에 한해서는 여전히 환 헤지를 않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채권 역시 환 헤지 비용 자체가 성과에 상당한 부담 요인임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 투자자의 두 가지 편향, 즉 홈 바이어스와 통화 위험에 대한 과도한 헤지로 장기적인 투자 성과를 훼손하고 있다. 또한 이는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 자산의 활용 비중도 상대적으로 낮출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