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2025.4.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퇴직연금 가입 직장인 중 원리금보장형 운용 비중이 높은 이유는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적립금을 안정적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17일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퇴직연금 가입 직장인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직장인 퇴직연금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2.8%는 퇴직연금 적립금에 대해 '은퇴 후 인생을 위한 종잣돈으로써 가능한 안정적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답했다.
'적립금 일부는 투자를 위한 여윳돈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30.2%, '손실 위험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률을 위해 투자자금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7.0%였다.
적립금 운용에 대한 직장인 관심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57.1%는 '관심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관심이 많고 잘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33.6%를 차지했다. 10명 중 9명은 적립금 운용에 관심을 갖고 있는 셈이다.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한다'는 응답은 9.3%에 그쳤다.
경총은 "적립금 운용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응답이 많은 만큼 가입자가 단지 무관심해서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한다는 분석은 잘못됐다"며 "정보 부족 문제로 정책적 역량을 쏟는다면 지금보다 적극적인 적립금 운용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적립금 운용 방법에서도 '안정투자형(저위험)' 선호도가 50.1%에 달했다. 응답자 22.5%는 '원리금 보장형(초저위험)', 21.2%는 '중립투자형(중위험)', 6.2%는 '적극투자형(고위험)'을 각각 선택했다.
퇴직연금 수령 계획에 대해선 '일부는 일시금, 일부는 연금으로 받겠다'는 응답이 37.7%로 가장 높았다. '적립금 전부를 매달 연금으로 받겠다'는 응답이 32.3%, '적립금 전부를 일시금으로 받겠다'는 응답이 30.0%로 뒤를 이었다.
퇴직연금 가입 직장인의 대부분은 퇴직연금 외 개인 재테크 수단을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의 재테크 수단이 '없다'는 응답은 3.0%에 불과했다. 선호하는 재테크 수단은 예금·적금(31.9%), 주식·펀드·채권(23.5%), 보험·연금(18.0%), 금·달러(10.5%), 부동산(8.3%), 가상자산(4.8%) 순이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원리금보장형 위주 운용은 가입자의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안정적 투자성향이 반영된 결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제도 자체를 설명하는 데 치중하는 형식적인 법정 가입자교육을 투자·운용 중심으로 내실화해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능동적 자산배분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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