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로보틱스랩장 "로봇, 살 만한 값에 쓸 만한 기술 제공해야"

경제

뉴스1,

2025년 7월 17일, 오후 02:39

현동진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장이 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서 '사람을 위한 공간과 Interactive 기술, Robotics'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한국경제인협회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현동진 현대차(005380) 로보틱스랩장(상무)은 17일 "로보틱스는 비싸지만 좋은 기술이 아닌 살 만한 가격에 쓸 만한 기술이 돼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로보틱스 기술의 핵심은 '가격 경쟁력'에 있다고 밝혔다.

현 상무는 이날 롯데호텔 제주에서 열린 2025년 한국경제인협회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서 '사람을 위한 공간과 인터랙티브 기술, 로보틱스'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전략의 핵심 과제를 소개했다.

현 상무는 "로보틱스는 단순히 로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조합해 신사업을 여는 개념"이라면서도 "로보틱스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선 살 만한 가격에 쓸 만한 기술을 줘야 한다"고 했다.

일본 혼다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아시모'(Asimo), 소프트뱅크가 선보였던 감정 인식형 휴머노이드 '페퍼'(Pepper)가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시장에서 외면받은 대표적 사례다.

현 상무는 두 회사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해 "로봇 모두 현재 우리 삶에서 볼 수 없다. 로봇에서도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비싸지만 좋은 기술보다 쓸만하고 살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동진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장이 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서 '사람을 위한 공간과 Interactive 기술, Robotics'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한국경제인협회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반대로 '살 만한 가격'의 로봇으로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을 들었다. 옵티머스의 예상 가격은 2만~3만 달러(약 2700만~4000만 원) 선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옵티머스 로봇이 대량 생산되면 자동차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차도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 요소로 로보틱스 전략을 실행 중이다. 나아가 품질관리와 유지보수까지 책임지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서비스까지 병행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착용로봇 엑스블(X-ble) 브랜드 제품 중 근로자의 어깨에 착용해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 '엑스블 숄더'는 지난달부터 양산을 시작한 반면, 완전마비 환자의 보행을 위해 개발한 '엑스블 멕스'는 아직 구매 가능한 가격을 제시하지 못해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다.

현 상무는 엑스블 멕스에 대해 "밖으로 못 나오는 이유는 살 만한 가격을 제시하지 못했다. 수요자가 한정돼 있다"고 평가하면서 "현재 (엑스블 멕스를) 2등급 의료기기로 허가받았지만 3등급으로 확대해 중풍환자까지 수요자를 늘리려고 계획 중"이라고 했다.

현 상무는 현대차 로보틱스랩이 추구하는 제품으로 △목적형 웨어러블로봇 △비정형 환경 대응 로봇팔 △문맥 기반 대화형 인공지능(AI) △이종 로봇 통합 관리 클라우드 등을 제시했다.

로봇 제조 기술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과 비교해선 한국의 로봇 기술이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 상무는 최근 중국에서 4족 로봇이 곡예 공연을 하는 영상을 언급하며 "중국이 한국보다 기술력이 높은 것이 아니라, 프레임워크가 보편화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 상무는 "미래 비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모빌리티 회사"라며 "기존 로보틱스 경험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기반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사용자 맞춤형 자동화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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