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주식계좌' 올들어 320조 불었다…증시 활황에 닫힌 지갑 열릴까

경제

뉴스1,

2025년 7월 18일, 오전 06:55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 서울 여의도 증권가. 오전 11시 30분만 되면 식당 앞으로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인근 커피숍 역시 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빈자리를 찾기 위해 커피숍을 옮겨 다니는 일이 허다하다. 원래도 붐비던 여의도지만, 최근에 증시가 급등하면서 자리 찾기는 더 힘들어졌다. 한 식당 주인은 "증시가 오르면 손님도 늘고, 하나 주문할 것도 두 개 시킨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이 랠리를 이어가면서 소비 심리도 개선될 조짐이다. 주가가 오르면 보유 자산이 늘어나는 '부의 효과'로 소비를 촉진하는 경향이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 지수는 3192.29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에는 3215.28(종가)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33.04%, 최근 한 달 수익률은 7.41%에 달한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연초 1963조 4543억 원에서 전일 2613조 9000억 원으로 650조4457억 원이나 늘었다. 국내 개인투자자 수는 1400만명에 육박하며, 코스피 시장 거래의 약 절반을 책임지고 있다. 증가한 시가총액의 절반을 개인투자자가 가져갔다고 한다면 325조 원을 번 셈이다. 평균으로는 약 2300만원이다.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투자자들의 자산이 증가하면서 소비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른바 '부의 효과(Wealth Effect)'다. 주가 상승으로 투자자의 자산이 늘어나면 그동안 못 사고 미뤘던 물품을 사고, 외식도 더 많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자산 가격 상승이 소비를 2%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진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실물경제에 긍정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시장 발전과 경제 성장의 장기 관계' 보고서를 통해 "양질의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이 꾸준히 성장해 나갈 수 있다면 실물 경제도 견실한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소비자 바로미터(Consumer Barometer)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은 0.81을 기록해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33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소비자 바로미터는 OECD가 회원국과 주요 비회원국을 대상으로 작성하는 소비자신뢰지수(CCI)의 월간 증가율이다. 각국 소비자의 재정 상황 평가과 향후 경기 전망, 소비심리 등이 한 달 동안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보여준다. 국내 소비심리가 연초 부진을 딛고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3분기(7∼9월) 국내 소매·유통 기업들의 경기 회복 기대감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온라인 쇼핑 등 기업 500여개를 대상으로 '올해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전망값은 전 분기보다 27포인트 급등한 102였다.

기준값인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100을 넘어선 건 2021년 3분기(106)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오르면 자산이 증가한 것으로 느껴져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만큼 내수 경기도 당분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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