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고객 2명→650만 명으로"…하나투어 '코로나 극복기'

경제

뉴스1,

2025년 7월 18일, 오후 12:27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가 1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서 '500억 적자, 코로나 위기를 정면 돌파한 리더십'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2025.7.18/뉴스1 © News1 최동현 기자

"유일하게 허니문을 떠나는 한 쌍이 나왔습니다. 그분들이 출국할 때 전 직원이 피자를 먹었어요. 지금은 애플리케이션 월 활성고객이 650만 명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입·출국이 봉쇄됐던 시절, 업계 1위를 달리다가 '매출 0원'으로 추락한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겠다"며 CI(기업 로고)부터 뜯어고쳤다. 매출절벽을 딛고 제2의 전성기를 연 하나투어(039130)의 이야기다.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이사는 18일 롯데호텔 제주에서 열린 2025년 한국경제인협회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서 '500억 적자, 코로나 위기를 정면 돌파한 리더십'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여행업계가 고사(枯死)했던 코로나19 시기에 하나투어가 대대적 리밸런싱에 돌입한 사연을 소개했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이전 패키지여행 시장 점유율 33%를 장악한 업계 1위 여행사였다. 인천공항 이용객 5명 중 1명이 하나투어 고객일 정도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자 연 매출이 '제로'(0)로 급전직하했다. 송 대표는 "제가 2020년 3월2일 입사했는데, 딱 한 달만에 코로나가 찾아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나투어의 선택은 '리밸런싱'이었다. 송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시장이 열리면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시장에 다시 나갈 것인가를 고민했다"며 "여행업을 제외한 화장품, 면세점, 호텔, 문화공연, F&B(식음료) 사업을 모두 정리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가 새 비전을 담은 CI를 선보인 것도 코로나19가 절정이었던 2021년이었다.

리밸런싱의 키워드는 '초개인화'였다. 송 대표는 "하나투어는 패키지 여행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데이터를 보면 자유여행 이용객이 훨씬 많았다"며 "패키지와 자유여행이라는 이분법을 해체하고 새벽 출발, 단체 행동, 쇼핑 강요 등 기존 상품의 단점을 모두 제거했다"고 했다.

이렇게 나온 상품이 '하나팩 2.0'이다. 이용객은 하나투어 홈페이지 또는 앱에서 여행하고 싶은 지역, 호텔, 식당, 관광지를 자유롭게 장바구니에 담아 일괄 결제할 수 있다. 이용객들이 서로 만나는 순간은 공항 뿐이다. 패키지 여행과 자유여행을 결합한 결과다.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가 1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서 '500억 적자, 코로나 위기를 정면 돌파한 리더십'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2025.7.18/뉴스1 © News1 최동현 기자

송 대표는 "이용자는 하나투어 앱에서 항공, 호텔, 식당, 공연 티켓 등을 일괄 결제해서 편리하고, 회사는 기업간거래(B2B) 가격을 쓸 수 있어 이득"이라며 "자유여행 기간 여권을 잃어버리는 등 긴급상황이 생기면 하나투어의 전 세계 네트워크 인력이 도움을 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가족·친구 단위 프라이빗 상품 '우리끼리' △2030세대 전용 콘셉트 여행 '밍글링 투어' △복고풍 여행 상품 '다시 배낭' 등 초개인화된 이용자의 입맛에 맞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리밸런싱은 성과로 입증되고 있다. 하나팩 2.0 여행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하나투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6% 급증했다. '현지투어플러스'는 전년 대비 421%, '내 맘대로 서비스'는 전년 대비 403% 급증했다. 하나투어 앱의 월평균 활성고객은 650만 명에 이른다.

하나투어는 차기 공략 시장으로 '동남아시아'를 찍었다.

송 대표는 "미국과 일본, 유럽, 한국에서 동남아로 이어지는 여행 소비 전이 경로가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의 다음 주자는 동남아라고 판단하고 싱가포르 법인 설립을 통해 동남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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